겁나게와 잉 사이-이원규-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9) 겁나게와 잉 사이 -이원규(1962~ )- 전라도 구례 땅에는 비나 눈이 와도 꼭 겁나게와 잉 사이로 온다 가령 섬진강 변의 마고실이나 용두리의 뒷집 할머니는 날씨가 조금만 추워도, 겁나게 추와불고마잉! 어쩌다 리어카를 살짝만 밀어줘도, 겁나게 욕..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 2014.03.06
사평역에서-곽재구-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8) 사평역에서 곽재구(1954~ )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 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 시린 유리창마다 톱밥 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 줌의 톱..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 2014.02.06
새해 첫 기적-반칠환-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7) 새해 첫 기적 반칠환(1964~ )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벵이는 굴렀는데 한날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일곱 번째 시는 반칠환 시..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 2014.01.06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김광규-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6)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김광규(1941~ ) 4·19가 나던 해 세밑 희망 우리는 오후 다섯 시에 만나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불도 없는 차가운 방에 앉아 하얀 입김 뿜으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어리석게도 우리는 무엇인가를 정치와는 전혀 관계없는 무엇인..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 2013.12.12
비 오는 날-박성룡-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5) 비 오는 날 -박성룡(1932~2002 ) 누군가 먼 곳에서 흐느껴 울고 있다. 처음엔 누군가가 혼자서 조용히 흐느끼기 시작하더니 차차 많은 이웃을 거느려 울음들을 터뜨렸다. 어떤 部類의 사람들인지도 모르겠으나 큰 集團들이 여기저기서 흐느껴 울며 몰..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 2013.10.30
토요일 오후-오탁번-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4) 토요일 오후 -오탁번(1943~ ) 토요일 오후 학교에서 돌아온 딸과 함께 베란다의 행운목을 바라보고 있으면 세상일 세상사람 저마다 눈을 뜨고 아주 바쁘고 부산스럽게 몸치장 예쁘게 하네 하루일 하루공부 다 끝내고 중고생 관람가 못된 장면을 가위..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 2013.09.30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김용택-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3)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김용택(1948~ )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나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을, 사무쳐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 2013.09.11
詩人學校-김종삼-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2) 詩人學校 -김종삼(1921~1984)- 公 告 오늘 講師陣 음악 部門 모리스 · 라벨 미술 部門 폴 · 세잔느 시 部門 에즈라 · 파운드 모두 缺講 金冠植, 쌍놈의 새끼들이라고 소리 지름. 持參한 막걸리를 먹음. 敎室內에 쌓인 두터운 먼지가 다정스러움. 金素..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 2013.07.29
눈물은 왜 짠가-함민복-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1) 눈물은 왜 짠가 -함민복(1962~)- 지난 여름이었습니다 가세가 기울어 갈 곳이 없어진 어머니를 고향 이모님 댁에 모셔다 드릴 때의 일입니다 어머니는 차 시간도 있고 하니까 요기를 하고 가자시며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한평..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 2013.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