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각자도생

불량아들 2024. 1. 5. 14:19

각자도생

 

아내는 전자저울에 조심스럽게 오르며

1키로나 쪘다고 안타깝게 눈으로 말한다

 

딸은 약속시간에 늦었다며

현관문을 닫지도 않은 채 나가고

 

텔레비전 뉴스에서는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성난 군중들의 모습이 화면 가득하다

 

비가 온다는데 나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집안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뷰티라이프> 2023년 10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