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눈3
불량아들
2006. 4. 17. 10:39
눈3
은혜로운 나라에서 오는
성스럽지 못한
전령
연통을 타고 오는 간밤의 도둑처럼
살금살금 조마조마 다가오더니
이젠 강도가 되어
모두 하얗게 하나가 돼라
한다
까마귀보다 백로가 더 좋은
우리네 사물들은
첫날밤의 색시
모두를 벗고 침묵하지만
마음이 곧은 대나무는
곧은 만큼 허리가 꺾이고
맑은 개울물은 계속 흐르고
마침내 시작되는 반란
진압군 되어
눈은 계속 퍼붓다
1987.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