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104) 친목계 배선옥(1964~ ) 우리끼리 최저임금에 딱 맞춰진 일당에 대해 얘기하던 참이었다 허리가 아파 몇 날을 쉬었더니 월급이 형편없어져서 이번 달은 사는 게 팍팍하다는 볼멘소리를 얼굴을 바짝 들이대고 듣던 참이었다 그나마 나이도 많아 이 짓거리도 언제까지나 하려는지 그 다음엔 또 어떻게 살려는지 모르겠다는 한숨을 겨울날 온 김 쐬듯 어깨를 수그려 듣던 참이었다 우리들의 낮은 테이블 위로 매우 화사한 웃음이 잠깐 지나갔고 땡감을 씹은 듯 아린 침묵이 한참을 함께 앉았다가 갔다 오장육부에 확 불이 붙으라고 생소주라도 한 잔씩 마시면 좋으련만 일용할 양식과 소주 한 잔을 바꾸어가기엔 내일이 너무 비싸다며 입맛만 다시던 김 여사 박 여사 최 여사 우리 그냥 맹숭맹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