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품안의 사랑 아내 품안의 사랑 아침에 일어나 이를 닦고 샤워를 하는 동안 아내는 숭늉이나 수프 등을 끓여 아침상을 준비한다. 그러고는 양말, 팬츠, 셔츠를 준비해놓는다. 오늘 아침에 샤워를 하고 나오니 양말만이 덩그러니 탁자 위에 올려 있다. “오늘은 양말만 신고 가라고?” 놀림 겸해서 묻자, .. 부부일기 2020.01.10
창조자 창조자 피곤을 이기지 못하고 고이 자고 있던 아내가 ‘뽕’ 한 세계를 생산했다 잠 속에서도 얼굴엔 부끄러운 홍조 귀여운 세계를 창조하고 아내의 몸은 이내 가벼워졌다 한순간 아내는 가벼운 조물주가 되었고 나는 동승을 기다리는 설레는 꼬마가 되었다 <뷰티라이프> 2018년 9월호.. 자작시 2019.08.26
아낌없이 주는 마음 아낌없이 주는 마음 아침에 출근할 때 아내와 같이 한다. 옷가게를 하는 아내를 위해 짐이 많을 때는 회사에서 두 정거장 더 가는 아내 가게까지 짐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아내와 나, 모두 차가 없기 때문에 지하철을 이용한다. 오늘 아침에는 아내 짐 보따리를 들었는데 묵직하다. “돌 넣.. 부부일기 2018.03.29
바늘을 찾다 바늘을 찾다 아내가 바느질을 하다가 바늘 하나를 잃었다, 며칠 전이었다 요즘 부쩍 눈이 침침해진 아내는 눈과 떨리는 손을 탓하며 안절부절 주위를 이 잡듯 뒤졌다 심오한 합동 수색에도 바늘의 행방은 오리무중 아내는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며 혀를 찼다 들며날며 잘 생긴 엉덩이에라.. 자작시 2017.11.24
복수 복수 아내에게는 조카가 한 명 있는데요 한 주에 두세 번 아니 시도 때도 없이 피자나 치킨을 시켜달라는 전화를 받는데요 -이모 피자 시켜주세요 -이모 요새 장사 안 돼서 힘들어 -흥 그리고 4분 후 -이모 지금은 장사 잘 돼요? -아니 이모 점심도 못 먹고 있다 -흥 다음 날 -너 어제 굶었냐? .. 자작시 2017.04.20
한밤의 방귀 사건 한밤의 방귀 사건 우리 부부는 아직 방귀를 트지 않았다. 나야 어느 때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아내 앞에서도 뻔뻔스럽게 빵빵 잘도 뀐다. 울 아내는 그런 내 모습이 좋다고 난리다. 아직 눈에 콩 깎지가 덜 벗겨진 탓이리라. 나는 이럴진대 아내는 어쩌다 방귀라도 뽕~ 하고 뀔라치면 안절부.. 부부일기 2015.01.28
잊고 사는 것 잊고 사는 것 두 달 전부터 잡은 저녁 약속이 있던 날 아침, 허리 끊어지는 아픔으로 119구급차로 병원에 실려 간 날, 긴 주사를 맞고 한잠 끝에 문자를 한다 -그대들은 허리 아프지 않아서 좋겠네 부모님 팔순 잔치를 화창하게 치른 친구에게 한 마디 -두 분 다 살아 계셔서 무지 좋겠네 저.. 자작시 2014.12.18
평화주의자 평화주의자 아내와 손잡고 출근하다 아랫집 재건축 현장을 봅니다 나무가 많았던 낡은 기와집이었습니다 인부들 근육이 울퉁불퉁합니다 유월 햇살에 땀이 빛납니다 우리는 출, 퇴근시마다 공사 현장을 흐뭇하게 지켜봅니다 하루는 인부들이 모자라다고 팀장인 듯한 사람이 투덜투덜 혼.. 자작시 2014.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