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탉과 지렁이 수탉과 지렁이 지렁이 한 마리 비 그치자 외양간 앞을 느리게 기어가고 있다 얼핏 비치는 햇살에 투명한 속살 더 환하다 저렇게 온 속을 다 보이고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옷 칭칭 동여매고 툇마루에 앉아 비상을 꿈꾸는 사이 때론 저렇게 머리 가슴 배 모두 비워내고 무작정 꿈틀대고 싶어.. 자작시 2020.04.01
저녁에 저녁에 아파트 불빛이 휘황찬란하다 저녁일수록 더욱 빛난다 건조한 텔레비전 뉴스가 흑백으로 바뀐다 생각도 바뀌는 저녁 저녁은 푸르르게 왔다 저녁은 바람이 없어도 왔다 저녁은 무논 개구리 울음소리와 함께 왔다 호롱불을 밝히면 어둠은 사그라지고 외양간의 누렁이는 잠을 청하지.. 자작시 2017.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