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88) 슬픔을 사랑하겠다 이정하(1962~ ) 저녁을 사랑하겠다. 해질녘 강가에 드리우는 노을을 사랑하겠다. 노을 속에 물결이 아름답게 일렁이는 것을 사랑하겠다. 가장 그리워하는 사람, 아니면 내가 가장 그리워했던 것들이 속절없이 저 노을의 세계로 흘러 들어가는 강가를 사랑하겠다. 나는 그렇게 저녁마다 수없이 그대를 떠나보내는 연습을 한다. 내 속에 있는 그대를 지우는, 혹은 그대 속에 있는 나를 지우는, 그 안타까운 슬픔을 사랑하겠다.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88번째 시는 이정하 시인의 “슬픔을 사랑하겠다”입니다. 사랑을 하셨나요? 이별을 해보았나요? 그렇다면 슬픔은 어떻게 잘 견디셨나요? 사랑과 이별은 마치 쌍둥이 같습니다. 사랑=이별, 이는 예나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