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즐거운 편지 -황동규-

불량아들 2006. 4. 10. 11:23

즐거운 편지

희망의 문학

                                       - 1 -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 2 -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내가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승(女僧) -백석  (0) 2006.04.10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황지우-  (0) 2006.04.10
귀천 -천상병-  (0) 2006.04.10
슬픔이 기쁨에게 -정호승-  (0) 2006.04.10
향수 -정지용-  (0) 2006.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