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라이프 37

그대에게 가는 저녁-권지영-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84) 그대에게 가는 저녁 권지영(1974~ ) 어떤 말은 너무 깊어 꺼낼 수 없어요 어떤 말은 너무 얕아 꺼낼 수 없어요 어떤 말로도 그대를 대신 할 수 없어요 내가 유일하게 돌아갈 그대라는 단 하나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84번째 시는 권지영 시인의 “그대에게 가는 저녁”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참으로 많은 말을 합니다. 그 말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도 하지만 때론 독이 되어 되돌아옵니다. 세상이 소음으로 뒤덮인 요즘 말도 또 하나의 공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대상을 표현하고자 할 때 시의적절한 말을 찾는 것은 가난한 집 밥상에서 고기를 찾는 것만큼 요원할 뿐입니다. 더구나 그 대상이 내 마음속에서 반짝반짝 빛을 발..

코뚜레-신휘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82) 코뚜레 신휘(1970~ ) 한 일 년 쇠죽을 잘 끓여 먹이고 나면 아버지는 송아지의 콧살을 뚫어 코뚜레를 꿰었다. 대나무나 대추나무를 깎아 어린 소의 콧구멍에 구멍을 낸 뒤 미리 준비해둔 노간주나무로 바꿔 꿰는 작업이었다. 코뚜레는 단단했고, 어린 소의 코에선 며칠씩이나 선홍빛 피가 흘러내렸다. 소는 이내 아픈 코에 굳은살이 박였는지 오래지 않아 한결 유순하고 의젓한 소가 되어 있었다. 그러면 아버지는 그 놈을 몇 달 더 키운 뒤 일소로 밭에 나가 부리거나 제값을 받고 먼 시장에 내어다 파는 것이었다. 그것이 얼마나 사납고 무서웠던지, 오십이 다 된 나는 지금까지 코뚜레를 꿰지 못한 어린 소로 살고 있다. 누가 밖에 데려다 일을 시켜도 큰일을 할 자신이 없었거니..

아름다움을 전파하는 미용인-김경희 원장

미용인보(美容人譜)15 아름다움을 전파하는 미용인 김경희 강사 고은 시인은 주위 사람들 만 명을 대상으로 시를 짓고 라는 시집을 출간했다. 이는 시인이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알려주는 단적인 예이다. 기자는 이를 차용하여 주변 미용인에 대한 시와 스토리를 매달 한 편씩 쓸 예정이다. 그 중에는 성공한 미용인도 있을 것이고 동네에서 나 홀로 미용실을 운영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기자에겐 모두 소중하고 고귀한 미용인 자산이다. 그 분들과 함께 한 생활이 기자에겐 기쁨이고 행복이다. 우리는 미용으로 엮어진 떼려야 뗄 수 없는 미용가족이니까. 이완근(본지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alps0202@hanmail.net 아름다움을 선물합니다 -김경희 원장 ‘기술은 체구에 구애..

미용인보 2020.04.20

사과없어요-김이듬-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80) 사과없어요 김이듬(1969~ ) ​ 아 어쩐다, 다른 게 나왔으니, 주문한 음식보다 비싼 게 나왔으니, 아 어쩐다, 짜장면 시켰는데 삼선짜장면이 나왔으니, 이봐요, 그냥 짜장면 시켰는데요, 아뇨, 손님이 삼선짜장면이라고 말했잖아요, 아 어쩐다, 주인을 불러 바꿔 달라고 할까, 아 어쩐다, 그러면 이 종업원이 꾸지람 듣겠지, 어쩌면 급료에서 삼선짜장면 값만큼 깎이겠지, 급기야 쫓겨날지도 몰라, 아아 어쩐다, 미안하다고 하면 이대로 먹을 텐데, 단무지도 갖다 주지 않고, 아아 사과하면 괜찮다고 할 텐데, 아아 미안하다 말해서 용서받기는 커녕 몽땅 뒤집어쓴 적 있는 나로서는, 아아, 아아, 싸우기 귀찮아서 잘못했다고 말하고는 제거되고 추방된 나로서는, 아아 어쩐다, ..

<한국미용예술경영학회>등재 후보지 선정과 <한국미용복지연합회> 창립

Editor’s Letter 의 KCI 등재 후보지 선정과 의 창립 지난 11월 15일 논현동에 위치한 임피리얼 팰리스호텔에서는 뜻깊은 자축연이 열렸습니다. 다름 아닌 의 학회지가 KCI 등재 후보 학술지로 선정되었기 때문입니다. 미용계에는 많은 학회가 있고 저마다 개성 있는 학회지를 내고 있습니다. 한국미용예술경영학회지는 지난 2007년 창간하여 13년 만에 그 알찬 맺게 되었습니다. 물론 등재 후보지가 되었다고 해서 바로 등재지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등재 후보지가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 미용계에 큰 경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날 행사에서 김성남 회장은 양미숙, 박은준, 진용미 부회장 등에게 그 공로를 돌렸지만 회장, 부회장 이하 회원 모두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기자는 생각합니다. 앞으..

여름밤의 단상

Editor’s Letter 여름밤의 단상 하나, 무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린다. 무더위만큼이나 견디기 어려운 건 우리 미용계가 어렵다는 것이다. 어디 미용계 뿐이겠는가. 사회 전체가 어렵다. 가까운 나라라는 일본은 땡깡을 부리고 있다. 우리끼리 똘똘 뭉쳐 극일을 외쳐도 모자랄 판에 일본의 땡깡 논리를 따르고 있는 대한민국 사람들을 보며 더위보다 더한 무력감을 느낀다. 둘, 먹물 든 사람들이 문제다. 아니 먹물 든 사람들이 문제가 아니라 먹물 든 척, 고상한 척 하면서 자기 잇속만 챙기는 자들이 문제다. 그들은 사기꾼 같은 몸놀림, 혓바닥으로 주위 사람들을 현혹한다. 모양새는 그럴싸하다. 혼자 일을 다 하는 척하지만 따지고 보면 자기 실속을 위해 일한다. 거머리 같은 사람들. 셋, 죽음은 도처에 널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