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인보

아름다움을 전파하는 미용인-김경희 원장

불량아들 2020. 4. 20. 15:31

미용인보(美容人譜)15

 

아름다움을 전파하는 미용인

김경희 강사

 

고은 시인은 주위 사람들 만 명을 대상으로 시를 짓고 <만인보>라는 시집을 출간했다. 이는 시인이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알려주는 단적인 예이다. 기자는 이를 차용하여 주변 미용인에 대한 시와 스토리를 매달 한 편씩 쓸 예정이다. 그 중에는 성공한 미용인도 있을 것이고 동네에서 나 홀로 미용실을 운영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기자에겐 모두 소중하고 고귀한 미용인 자산이다. 그 분들과 함께 한 생활이 기자에겐 기쁨이고 행복이다. 우리는 미용으로 엮어진 떼려야 뗄 수 없는 미용가족이니까.

 

이완근(본지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alps0202@hanmail.net

 

아름다움을 선물합니다

-김경희 원장

 

기술은 체구에 구애받지 않는다

이 말을 증명하듯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미용 기술을 보급하는

작은 거인이 있었네

선진 미용 기술과 인간성은 기본

아름다움까지 갖췄네

그녀를 기다리는 세미나장은

환호성의 물결을 이루었고

그녀의 기술은

세상을 아름답게 수놓았지

눈을 지그시 감으니

후회 없는 인생

이제 나를 내면으로 가꾸리라

다짐해보는 오늘,

 

그녀가 뿌린 작은 씨앗이

미용인의 손길 따라

세상에 흩날리고 있음을

우리는 아네

 

그녀의 호방한 웃음소리

보이네

 

세미나 전성시대

기자가 미용계에 입문한 20세기 말(?)만 해도 미용계는 세미나 전성시대였다. 세미나를 통하여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을 공부하고 배우던 시대였다. 그 당시 소위 잘 나가는 미용강사로는 송부자, 김교숙, 최영희 강사 등이었다. 세 강사는 전국을 누비며 몇 백 명씩 모이는 대형 세미나는 물론이고 크고 작은 세미나의 강사로서 큰 인기를 끌었다.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미용인이 많아 전국에 제자들이 많았다. 지금은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당시 미용계에서 스승과 제자는 관계가 매우 돈독했다.

21세기 초에 접어들고 세 강사의 활동이 뜸해지면서 김경희, 장선숙, 전덕현 강사 등이 전국적인 스타강사로서 인기를 끌었다. 그 중 김경희 강사는 실력과 매너까지 갖춰 고급강사로 인기가 높았다. 특히 업체 대표들은 김경희 강사를 세미나 강사로 모시고자 많은 노력을 들였다. 기자도 몇 몇 업체로부터의 김경희 강사를 업체 세미나 강사로 모셔달라는 부탁을 받기도 했다. 1996년부터 김경희 강사와 인연을 맺고 있었던 기자는 허심탄회하게 김경희 강사께 부탁했고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김경희 강사는 세미나에 응해 주었다. 지금 생각해도 고맙고 감사한 기억이다.

 

얼굴 보기 힘든 애인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유난히 부담 없고 스스럼없이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이 있다. 보기와 다르게 소심하고 내성적이었던 기자에게 김경희 강사는 그런 미용인이었다. 만나면 편하게 웃을 수 있고 무슨 얘기라고 나눌 수 있는 몇 안 되는 미용인 중 한 사람이었다.

언제부턴가 기자는 김경희 원장한테 전화할 때 애인이에요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하곤 했다. 김경희 원장의 반응은 무슨 애인이 손 한 번 안 잡고 얼굴 보기도 힘드냐라며 호쾌하게 웃는 것이다.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어느 여름날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작품 촬영 때문에 전화를 통화하다 말끝에 한번 놀러와. 애인인데 몸보신 시켜줄게라는 김경희 원장의 말이 씨가 되어 며칠 후 부천에 있는 숍에 놀러 간 적이 있었다. 몸보신하자며 들어간 곳은 보신탕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었다. 그곳에 잘 생긴 남자가 이미 와 있었다. “우리 애인이야. 몸보신 시켜주려고 왔어.” 김경희 원장은 기자를 잘 생긴 남자한테 소개했다. 기자는 뻘쭘하게 인사를 하고 앉을 수밖에 없었다. 알고 보니 그 잘 생긴 분은 김경희 원장의 남편이었다. 김경희 원장은 그런 사람이었다. 사람을 편하고 스스럼없이 대했다. 그날 기자는 잘 먹지 않는 보신탕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역지사지의 실천

앞에서도 말했지만 많은 강사 중에서 업체 대표들이 선호하는 강사 중의 강사가 김경희 강사였다. 업체의 애로를 알고 품격을 지키면서 제품을 미용인들이 쓸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업체 대표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그만큼 상대편의 입장을 존중하는 김경희 강사의 마음 씀씀이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기자가 좋아하는 단어는 역지사지(易地思之)’. ‘서로의 입장을 바꿔 생각하라라는 뜻이다. 김경희 강사는 이미 알게 모르게 이 말을 실천하는 삶을 살고 있었던 것이다. 세미나장이 만원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경희 원장은 결혼 후 이민을 꿈꾸었다. 그러던 중 미용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후 이민을 포기하고 독일로 미용 유학을 떠났다. 인기 강사 김경희의 미용 인생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강사로서 전국의 미용인을 만나러 떠나는 것은 설레임이었으며 기쁨이었다고 한다. 새로운 기술을 익힌 미용인의 고맙다는 인사와 새로운 힘이 되었다는 메시지는 김경희 강사를 더욱 채찍질하는 힘의 원천이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전국, 특히 중소도시의 미용인들은 새로운 미용 기술에 목말라하고 있다. 기술을 배우고 싶어도 유명 강사들을 찾아 서울로 올 수 있는 시간이 허락되질 않는다. 시간이 허락될지라도 강사와 시간 맞추기가 결코 쉽지 않다. 그런 미용인들에게 세미나는 사막의 오아시스에 다름 아니다. 세미나를 통해 인연이 된 미용인이 지금은 전국에 분포해 있다. 소중한 인연이 아닐 수 없다.

 

행복한 새로운 삶 영위

김경희 원장은 이제 60대 후반의 나이다. 새로운 삶의 전형을 추구하고 있다. 자기만의 삶을 누리며 살고 있다. 가장 편안하게 하루하루를 설레며 살고 있다. 젊었을 때의 질투와 욕심을 버리고 찾은 삶이다. 자기의 삶이 소중한 만큼 지키면서 살고자 노력 중이다. 50대 때부터 시작한 산행과 60대에 접어들면서 배우기 시작한 기타가 삶에 새로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남의 눈치 볼 것 없이 기타를 치며 서투른 공연도 하고 한가할 땐 노래도 부르고 있다. 몸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탁구도 매일 친다. 살아 있음을 온몸으로 체감하며 사는 요즘 삶이다.

삶의 중심인 미용도 생활의 일부로 즐기면서 한다. 숍엔 오후에 출근, 예약 손님만 받는다. 바쁘게 살아온, 지나온 세월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미용인이 동경하는 미용인의 삶이 이런 것이리라.

 

미용은 삶의 동반자다

김경희 원장께 미용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 “미용은 내 삶의 동반자다. 가정의 행복을 지켜주고 내 삶을 최고로 살게 해주는 게 미용이다. 더구나 나를 아는 누군가를 아름답게 해주는 것이 미용이니 이보다 더 좋은 것이 있을 수 있겠는가!” 미용에 대한 최고의 헌사다. 그만큼 그녀의 삶은 치열했으리라.

김경희 원장은 지금 최고의 인생을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그 삶은 그저 얻은 게 아니다. 미용인들에 대한 애정으로 전국을 돌며 자기의 기술을 진정으로 베풀었던 보답에 다름 아닐 것이다.

김경희 원장이 누리는 행복한 삶을 우리 모든 미용인이 누리지 못하란 법은 없다. 대신 자기 계발에 정진하고 모든 미용인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던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면 과언일까?

소탈한 성격의 김경희 원장이 세월의 변화를 체감하며 살자고 부르듯이 세상은 지금 온통 꽃 천지다. 아니 성질 급한 몇몇 꽃들은 그 여운을 남기며 흔적을 지우고 있다. 그렇다고 서운해 하거나 섭섭해 할 일이 아니다. 세월은 가고 추억은 남는 법.

지금 생각하면 김경희 원장과 기자의 인연도 오래됐고 소중한 기억 속에 똬리 틀고 있다. 누군가를 생각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 있고 즐거운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김경희 원장의 삶이 행복하고 즐거움의 연속이기를 빌어본다.

 

      

김경희 원장 프로필

*KBS ‘행운의 스튜디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생방송 출연

*나드리화장품 월간지 헤어담당 역임

*1I.C.D 미용대회 금상 수상

*독일 유학

*독일 뷔페탈 MADAM VARE 메이컵 전 과정 수료

*INTER STUDIO HARDER SCHOOL 헤어부문 전 과정 수료

*독일미용실 근무

*독일함부르크 I.C.D 세계총회 주니어커트 한국대표 작품 출품

*영국 비달 사순 헤어코스 수료

*독일 웰라 헤어코스 수료

*일본 미용전문학교 수료

*영국 스플린터스 스쿨 수료

*서울보건대학 출강 역임

*대한미용사회중앙회 기술강사

*미용기능장

*숙명여자대학교 최고경영자과정 초빙교수 역임

*()대한미용사회중앙회 부천시지부장 역임

 

 

<뷰티라이프>2020년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