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인보

순수미를 보여주다-정읍 서선민 원장-

불량아들 2020. 2. 14. 11:47


미용인보(美容人譜)13

 

순수미를 보여주다

정읍 서선민헤어라인 서선민 원장

 

고은 시인은 주위 사람들 만 명을 대상으로 시를 짓고 <만인보>라는 시집을 출간했다. 이는 시인이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알려주는 단적인 예이다. 기자는 이를 차용하여 주변 미용인에 대한 시와 스토리를 매달 한 편씩 쓸 예정이다. 그 중에는 성공한 미용인도 있을 것이고 동네에서 나 홀로 미용실을 운영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기자에겐 모두 소중하고 고귀한 미용인 자산이다. 그 분들과 함께 한 생활이 기자에겐 기쁨이고 행복이다. 우리는 미용으로 엮어진 떼려야 뗄 수 없는 미용가족이니까.

 

이완근(본지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alps0202@hanmail.net

 

잘도 웃네

-서선민 원장

 

얼굴이 예쁜 소녀가 있었네

손이 귀엽다고 했네

마음이 곱다고 했네

아니 미소가 환하다고 했지

예쁜 얼굴 작은 손

고운 마음씨를 가진 소녀

손길 따라 미용을,

얼굴과 마음 따라

삶을 살찌워가네

이웃과 어울리며 화사하게 웃고

그녀 주변엔 웃음이 만발하네, 꽃과 같이

긴 머리 짧은 머리 갈색머리 볶은 머리 주어진 길

잘도 가네 씩씩하게

동반자도 함께하니

무엇이 두려울 소냐

예쁜 얼굴 작은 손

고운 마음씨 소녀

잘도 가위 놀리네

하얗게 잘도 웃네

 

 

정읍 미용인들과 오랜 교우

 

대한미용사회 정읍시 미용지부장이자 기술강사, 고전머리특별위원회 강사이며 미용기능장인 서선민 원장을 기자가 언제부터 알아왔는지는 명확치 않다. 서선민 원장과의 관계를 캐기(?) 위해서는 정읍 식구, 그 중에서도 김수연 전 회장( 전북도지회장, 정읍시 미용지부장)과의 오랜 인연을 떠올려야만 한다.

1996년 헤어월드 워싱턴대회 때였다. 국가대표를 취재하기 위해 기자는 60여 명의 미용인들과 미국 워싱턴으로 향했다. 1011일의 여정이었다. 그때 호텔에서의 여흥 시간에 당시 정읍시 미용지부장을 하던 김수연 회장을 알게 되었고, 그게 인연이 되어 기자는 지방 촬영을 핑계 삼아 정읍을 자주 찾았다. 동향이라는 인연도 있었지만 김수연 회장의, 정읍 미용가족들을 위해 애쓰는 모습이나 술을 좋아하시는 성정이 기자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정읍을 자주 찾게 되면서 정읍 미용인들과 더욱 가깝게 지냈다. 낮에 작품 촬영이나 숍 탐방을 하고 저녁엔 모여서 술잔치를 벌였다. 대취는 물론이고 기억이 끊기는 것은 다반사였다. 그러나 정읍 미용인들은 모두들 한결같이 흠으로 잡지 않고 이해해주었다. 고맙고 고마울 따름이었다. 당시 서선민 원장은 김수연 회장의 애제자였다. 기자에게 실력 좋고 마음 씀씀이가 보통 사람들과 다르다고 김수연 회장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행동 하나하나가 똑 부러졌고 상냥했다. ‘보통 미용인이 아니다.’고 기자는 생각했다.

 

정읍 미용인들의 전통과 이해심

 

정읍시 미용지부는 미용계에 보기 좋은, 모범적인 전통을 남기고 있다. 지부장 선거에서 경선이 없는 것이다. 지부장 임기를 마치면 부지부장 중에서 정한다. 지부가 화기애애하지 않을 수 없다. 미용계가 선거를 통하여 얼마나 분열되고 선거의 폐해가 어느 정도 심각한 지를 여러 번 보아왔던 기자이기에 정읍시 미용지부의 전통은 특별하게 여겨졌다.

언제였던가, 정읍시 미용지부가 사무실을 마련해서 이사를 한 적이 있다. 기자도 초청을 받아 아침 일찍 내려갔다. 문제는 저녁 뒤풀이에서 일어났다. 모두 한가족 같은 사람들이니 복분자며 솔잎주, 몇 년 묵은 어느 원장네 술까지 분간 못하고 다 마셔대고 노래하며 춤까지 추어댔다. 결국 정신을 잃은 것은 불문가지. 서선민 원장의 신랑이 와서 들쳐 업고 숙소로 데려다주었다는 말을 다음날 들었다.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데 거짓으로 생각나는 척하니 모두들 놀리며 아침 식당 안을 또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기자의 실수까지 한마음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안아주는 정읍 미용인들. 더 정이 가고 마음이 갈 수밖에 없다.

 

뷰티라이프 잡지 표지 연출 두 번

 

이런 깊은 인연을 바탕으로 기자는 서선민 원장과 오래 교류할 있었다.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있는 모습이며 미용을 향한 배움의 열정이 활화산처럼 불타오르고 있었다. 기자는 지방에 있는 미용인들을 만날 때마다 우리 잡지의 표지 연출하기를 항상 권한다. 서울에 있는 미용인들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달려올 수 있는데 지방에 계신 미용인들은 기회도 많지 않을 뿐 아니라 그때 말하지 않으면 또 언제 다시 생각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더구나 표지 연출은 한 달에 한 번뿐임을 상기하면 더욱 그렇다.

서선민 원장은 지금까지 두 번에 걸쳐 우리 잡지 표지 연출을 했다. 한 번은 200612월호였다. 현재는 월드 스타가 된 이병헌의 신부가 되어 유명해진 탤런트 이민정 양의 표지를 연출했었다. 벌써 14년이 지났다. 그때의 잡지를 찾아보니 이민정의 헤어를 담당한 서선민 원장(서선민헤어라인, 기술강사, 미용장)은 전북 기능올림픽 금메달, 프랑스 MCB대회 입상으로 미용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감각적이고 민첩한 작업 실력은 물론 서글서글한 성격으로 촬영장 분위기까지 이끈다. 촬영을 위해 준비한 의상 등을 꼼꼼히 체크하며 헤어와 메이크업 테마를 정하고 긴박한 분위기의 촬영장에서도 조용하고 기민하게 한 컷 한 컷 이민정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주었다.’고 쓰여 있다. 10 여년이 훨씬 지났는데도 지금의 서선민 원장의 성격을 보는 것 같아 즐겁다.

최근에는 지난 해 7월호 본지 창간 20주년 기념호였다. 뮤지컬 배우로 한창 이름을 알리고 있는 김당아란 뮤지컬 배우였다. 단아 양은 요즘 시와 함께 문인화를 그려 인기를 끌고 있는 김주대 시인의 따님이다. 김주대 시인과 기자와는 오랜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데 창간 20주년을 맞이하여 김단아 배우, 서선민 원장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뜻깊은 자리였다.

 

어머니의 권유로 미용 시작

 

이 자리에서 기자는 어떻게 미용을 시작하게 되었냐?’고 물었었다. 긴 세월을 돌아 물어본 질문이었다. “지혜롭고 자존심 강한 올 곧은 성격의 소유자이신 저희 어머니는 제 인생의 첫 번째 멘토입니다. 어머니는 저에게 미용을 권하시면서 19세 때 미용학원에 입학시켰습니다. 여자도 경제력이 있어야 하고 당당하게 남자들과 함께 사회생활을 해야 한다는 논리였습니다. 그러면서 항상 책임감과 성실함을 강조하셨고 어디에 있건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하시며 처음과 끝을 항상 같게 하라고 말씀하셨죠. 결론은 부모님 특히 어머니의 권유로 미용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고 저는 그저 말 잘 듣는 착한 딸이었나 봐요.”라며 웃었다.

연예인들 중에 뷰티라이프 잡지 표지를 하면 잘된다.’는 속설이 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서선민 원장이 연출한 이민정 양이나 김단아 양 모두 잘되고 있으니 그 말이 맞는 얘기인 것 같다. 좋은 사람들의 기는 이렇게 융합 상승 작용을 한다.

 

, 천사 같은...

 

서선민 원장이 언젠가 꿈 얘기를 했다. “제가 그렇게 소망했던 4수만에 기능대회 금메달 따기 며칠 전 꿈을 꾸는데 아주 선명한 칼라 꿈을 꾸었어요. 한 번도 지금까지 칼라 꿈을 꾼 적이 없었거든요. 연습장에 등받이가 없는 검정색 소파가 있었어요. 그 위에 형형색색 빛깔 고운 꽃들이 수북이 깔려 있는데 인부들이 연습실에서 화분들을 분주히 내가고 있더라고요. 그 화분들을 보니 화분 잎이 새파랗고 아주 튼실해요. 그런데 화분이 투명화분인데 흙이 있어야 하는 화분 속에 형형색색의 예쁜 꽃잎들이 흙 대신 가득 들어 있는 거예요. 제가 혼잣말로 이쁘긴 한데 금방 썩을 텐데하고 뒤돌아서면서 또 하는 말이 그래도 거름은 되겠다.’ 하면서 꿈을 깼어요. 너무도 선명한 꿈이라 잊지를 않고 있죠. 가끔 이런 생각을 해요. 그 기능대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하므로 그때부터 많은 교육을 시작했는데 그 나무가 제가 교육하는 미용인, 학생들이고 그 화분의 꽃은 내가 아닐까 하는 생각. 그래서 내가 거름으로 양분을 주는 역할을 하나? 이런 생각이 종종 들어요. 그러면서 내가 그 화분 속 꽃 거름이 아니고 꿈에 싱싱한 나무였으면 지금의 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현재와는 다른 모습일까? 어떻게 생각하세요, 국장님?”

서선민 원장의 질문을 받고 기자는 입가에 웃음을 띠지 않을 수 없었다. 아직도 이런 마음의 결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러면서 가슴 한구석에 뿌듯함과 함께 자랑스런 마음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것이다.

서선민 원장, 그녀는 교복 입은 소녀의 마음을 지금도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닐까. 천사들이 하마 이런 마음을 가졌을 거야, 거미줄을 수놓고 있는 투명한 새벽 이슬방울처럼... 좋은 사람은 보는 이의 마음을 행복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그 마력이 우리 미용계를 훈훈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비 오는 날, 기자는 막걸리를 마시고 날개 숨긴 천사에게 전화를 걸어 또 무엇인가 알 수 없는 술주정을 하리라.

 



서선민 원장 프로필

 

*아르파 협동조합 대표

*원광디지털대학교 한방미용예술과 교수

*소상공인진흥공단 기술전수 컨설턴트

*일본미용동경학교 졸업

*조선대학교 미용향장학과 석사

*원광대학교 뷰티디자인학과 박사

*대한미용사회 정읍시지부장

*대한미용사회 전라북도 총괄기술분과위원장

*대한미용사회중앙회 기술위원, 강사

*미용, 이용기능장

*국제기능올림픽 헤어디자인직종 2009 국가대표 지도교사

*미용기능장 전북지회장 역임

*원광보건대학교, 전주대학교, 건양대학교 교수 역임

*교육부장관배 메이크업 은상 수상

*뉴욕IBS 한국선수선발대회 퍼머넨트 은상, 헤어바이나이트 금상, 컨슈머 동상 수상

*MCB프랑스세계대회 컨슈머, 헤어바이나이트 은상 수상

*전라북도 기능경기대회 미용작품 금상 4회 수상

*전국기능경기대회 미용직종 금상

*국무총리 표창

*국제기능올림픽 헤어디자인직종 국가대표 배출, 우수상 배출

*전라북도 기능경기대회 미용직종, 헤어디자인직종 금, , 동 다수 배출

*전국기능경기대회 헤어디자인직종 금메달 및 우수상 배출


<뷰티라이프> 2020년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