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여승(女僧) -백석

불량아들 2006. 4. 10. 11:33

여승(女僧)

희망의 문학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출처 : 네이버

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느 산(山) 깊은 금덤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어린 딸아이를 따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 년(十年)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산꿩도 섧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 절의 마당귀에 여인이 머리 오리가 눈물 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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