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다리-신경림-

불량아들 2013. 5. 16. 14:57

다리

-신경림-

 



다리가 되는 꿈을 꾸는 날이 있다

스스로 다리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내 등을 타고 어깨를 밟고

강을 건너는 꿈을 꾸는 날이 있다

꿈속에서 나는 늘 서럽다

왜 스스로 강을 건너지 못하고

남만 건네주는 것일까

깨고 나면 나는 더 억울해지지만


이윽고 꿈에서나마 선선히

다리가 되어주지 못한 일이 서글퍼진다

'내가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람 부는 날이면-황인숙-  (0) 2013.05.16
의자-이정록-  (0) 2013.05.16
오십환-심호택-  (0) 2013.05.16
바다-강신애-  (0) 2013.05.16
책 속의 칼-남진우-  (0) 2013.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