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구락지
시골 아이들은
깨구락지 두 마리씩을 키웠다
걸을 때마다 뒤꿈치에서 깨구락지가 울었다
비가 오는 날
마을 앞 냇가에서 신나게 물장구라도 치고 올 때는
검정 고무신 뒤에서 살고 있는 깨구락지들의 소리도
덩달아 더 요란했다
개구쟁이들이 손잡고 뛰기 시작하면
그들도 벌떼처럼 들고 일어났다
“깨구락 깨구락”
이런 날,
시골 골목골목은 꼬마들의 웃음소리와
깨구락지의 울음소리로 가득했다
마치 시골의 모든 것들은
깨구락지의 소리를 먹고 자라나는 듯했다
<뷰티라이프> 2016년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