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인보

헤어스케치의 영역을 구축하다-미용미술위원회 김선녀 위원장-

불량아들 2019. 5. 15. 17:01

미용인보(美容人譜)5

헤어스케치의 영역을 구축하다

미용미술위원회 김선녀 위원장

 

고은 시인은 주위 사람들 만 명을 대상으로 시를 짓고 <만인보>라는 시집을 출간했다. 이는 시인이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알려주는 단적인 예이다. 기자는 이를 차용하여 주변 미용인에 대한 시와 스토리를 매달 한 편씩 쓸 예정이다. 그 중에는 성공한 미용인도 있을 것이고 동네에서 나 홀로 미용실을 운영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기자에겐 모두 소중하고 고귀한 미용인 자산이다. 그 분들과 함께 한 생활이 기자에겐 기쁨이고 행복이다. 우리는 미용으로 엮어진 떼려야 뗄 수 없는 미용가족이니까.

이완근(본지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alps0202@hanmail.net

 

 

선녀는 하늘나라에서 왔다

-김선녀 위원장

 

먼 옛날 하느님께서

한 선녀를 지상에 내려보냈다

그때 붓 한 자루와 맑은 목소리를 주었다

선녀는 옷을 벗어놓고 목욕은 하지 않고

사람들에게 헤어스케치를 가르쳤다

머릿결과 두상을 아는 데는 스케치가 최고라고 말했다

가끔은 고운 목소리로 멋들어지게 노래도 불렀다

맑은 목소리마냥 마음씨도 맑고 깨끗했다

제자들은 선녀의 가르침을 믿고 따랐다

불모의 땅에서 헤어스케치가 한 파를 이루었다

그들은 어디에서나 당당했고 유쾌했다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언제나 웃음꽃이 만발했고

그 여파는 골목마다 퍼져나갔다

벗어놓은 옷이 없었기에 그들은

선녀가 하늘나라로 돌아갈 일이 없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선녀를 알아보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녀가 날개를 감춘 하늘나라 선녀라는 걸

그리고 그리면서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믿음은 당신들 몫이라면서......

 

 

김선녀 위원장을 나타내는 직함들

김선녀 위원장을 말하기에 앞서 호칭을 무어라고 할지 정하는 게 좋겠다. 김선녀 위원장은 대한미용사회중앙회 미용미술분과위원회(일명 헤어스케치)의 위원장을 비롯, 대한미용사회중앙회 관악구지회 지회장, 중앙회 이사, 한국미용장협회 미용장, 숙명여자대학 미용산업최고경영자 과정 초빙 교수 등등 굵직한 직함만도 여러 개여서 더욱 그렇다. 여기에서는 기자가 즐겨 부르는 위원장이라 칭하기로 한다. 물론 김선녀 위원장께 평소 어떻게 부르는 게 좋으냐고 물어본 적이 없다. 기자는 김선녀 위원장에게 평소 아이고 우리 위원장님이시자 회장님이시자 교수님이라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을 걸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아이고 우리 대표님이자 국장님이라고 김선녀 위원장은 맞받아치시는데 그 모습이 마치 교복 입은 소녀 같다.

 

헤어스케치계의 독보적 존재

김선녀 위원장을 처음 만난 건 기자가 미용계에 막 입문한 1996년경이었던 것 같다. 당시에 숙명여자대학교 사회교육원 미용산업최고경영자 과정에 헤어스케치 전문가 양성 과정이 생기고 김선녀 위원장은 그때 수강생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1990년대 중반 숙대 사회교육원 내에 미용인을 위한 경영자 과정이 개설되면서 국내 대학에서 평생교육 개념으로 미용 과정을 많이 개설하던 시기였다. 그중 헤어스케치 전문가 양성 과정은 숙대에서 처음 개설되었는데 실기와 이론을 접목할 수 있는 드로잉 기법, 고객 상담 기법 등 미용실 경영자들이 알아야 했던 다양한 교육을 통해서 인기를 끌었다.

김선녀 위원장은 숙대 헤어스케치 전문가 양성 과정을 맡아 이끌었고 헤어스케치 분야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그 공을 인정받아 나중에 대한미용사회중앙회의 미용미술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지금까지 이끌어오고 있다. 헤어스케치하면 김선녀란 이름이 떠오를 정도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하고 있다.

 

헤어스케치 행사 때마다 초청, 추억을 공유

숙대와 중앙회에서 헤어스케치를 가르치고 후진을 양성하는 김선녀 위원장과 기자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아직은 열악한 헤어스케치를 미용인들에게 알리고 헤어스케치를 공부해야 해야 하는 이유를 알리는데 힘쓰자고 약속했다. 그리하여 기자가 <뷰티라이프>를 창간하고 헤어스케치를 잡지에 연재하기 시작했다. 이때가 20006월호부터였다.

헤어스케치 팀은 매해 단합대회와 송년회를 치르면서 팀원 간에 정과 우정을 끈끈하게 이어갔고 기자는 그때마다 매번 초청되는 영광을 안았다.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것은 강원도 속초로 여름캠프를 함께 떠난 해였다. 앞서도 말했지만 헤어스케치 팀원들은 어느 모임보다도 유쾌했고 쾌활했다. 팀을 나눠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씨름대회를 열었는데 대취한 기자는 여자 팀원들에게 연전연패했다. 내동댕이쳐진 기자를 떼로 모여 들쳐 메고 바닷가 물속에 빠트렸던 추억이 지금도 새롭다.

20168월 말일에는 스케치 팀이 제주도로 12일 워크숍 떠나면서 기자도 함께했는데 그 많은 제주도 여행에서 체험할 수 없었던 다양한 경험을 했다. 역시 여행은 맘에 맞는 사람들과 함께할 때가 최고라는 어느 여행가의 말이 맞는 것 같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헤어일러스트레이션과 15인의 공감-봄으로의 초대->

그러나 그 무엇보다 뿌듯했던 기억은 2015331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렸던 <헤어 일러스트레이션과 15인의 공감-봄으로의 초대->전을 함께했다는 사실일 것이다. 헤어스케치 전시회를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장소에서 하고 싶다는 김선녀 위원장의 말씀에 기자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소개했고 우여곡절 끝에 DDP 국제회의장으로 전시장이 결정됐다. DDP 국제회의장은 그 규모면에서 너무 컸고 전시 준비 기간도 촉박했지만 김선녀 위원장의 결단과 팀원들의 단합으로 어느 전시보다도 성대하고 훌륭하게 치러졌다. 불가능하게만 여겨졌던 DDP 국제회의장에서의 성공적인 전시는 암시하는 바가 크다. 무엇보다도 리더의 철학과 그를 따르는 팀원들의 인간적인 신뢰 관계가 중요하다. 헤어스케치 팀은 그때 전시회를 통해 이를 잘 보여줬고 덕분에 그들은 가슴속에 남을 전시회를 열 수 있었던 것이다. 전시회에 앞서 기자는 도록을 직접 만들었고 우리나라에서 캘리그라퍼로 유명한 황우연 서예가를 김선녀 위원장께 소개했는데 황우연 서예가는 멋진 서예 솜씨로 스케치 팀원들의 작품을 더욱 빛나게 해주었다. 좋은 사람들이 만나면 더 멋진 일이 생긴다든 말은 분명 진실이다.

이날 행사를 <뷰티라이프>에서는 이렇게 보도했다. “이 행사는 미용미술위원회 김선녀 위원장과 함께 준비한 15명의 강사들이 미용을 아끼고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스케치 드로잉의 본질을 조금 더 가까이 알리고자 하는 마음이 내포된 헤어일러스트레이션 작품 50, 헤어스타일 작품 30, 캘리그라피 작품 30점을 전시관 곳곳에 자리해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받았다.”이번 전시회 개최는 헤어스케치는 물론이고 미용인의 위상을 높이고 긍지를 고취시키는 좋은 본보기가 되었다.”

 

배움에 대한 열망

김선녀 위원장은 배움에 있어 남다른 열정을 보여준다. 바쁜 시간에도 틈을 내 악기를 배우고 있는데 그 실력이 자못 궁금하기만 하다. 언젠가 멋지게 연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새로운 기술이나 공부를 하는 곳에서는 김선녀 위원장의 모습을 항상 볼 수 있다. 배움만큼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게 없다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김선녀 위원장의 배움에 대한 열정은 끝이 없는 듯하다.

아름다운 목소리 마냥 선한 인상을 가지고 헤어스케치 보급에 힘쓰고 있는 김선녀 위원장, 오늘은 핑계거리를 마련해 노래방이나 가자고 할까보다.

    



김선녀 위원장 약력

 

*대한미용사회중앙회 관악구지회 지회장

*숙명여자대학교 미용산업 최고경영자 과정 초빙교수 역임

*)안산공과대학 뷰티과 외래강사

*이대 사회교육원 헤어아트 과정 외래 강사

*숙대 헤어스케치 전문가과정 주임교수 역임

*대한미용사회중앙회 9기 기술 강사

*대한미용사회중앙회 1기 헤어스케치 강사

*대한미용사회중앙회 미용미술분과위원회 위원장

*대한미용사회중앙회 이사

*한국미용장협회 미용장

*현재 <김진선헤어> 원장

 

저서: <김선녀의 일러스트레이션 1, 2>

 

{전시회}

*2005:숙명여자대학 미용 산업과정 일러스트 전시회

*2014:일러스트 전시회 및 헤어 스케치 쇼

*2015:3월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헤어 일러스트 전시회

*대한미용사회중앙회 iKBF 대회 헤어스케치 쇼

*한양예술대전 헤어스케치 전시회

 

<뷰티라이프> 2019년 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