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85) 용불용설用不用說 한상호(1956~ ) 자꾸 가늘어지는 그리운 힘줄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85번째 시는 한상호 시인의 “용불용설”입니다. 옛적에 쓴 잡기장을 들여다본 적 있나요? 사소한 친구와의 말다툼 때문에 하얗게 밤을 지새우기도 하고 빨갛게 또는 노랗게 알록달록 물든 단풍을 보며 시상(詩想)에 잠겼던 그때 그 추억이 아롱아롱 눈앞에 펼쳐질 것입니다. 이른 봄에 피는 꽃을 보며 왜 그렇게 마음 설렜던 것일까요. 소나기는 멀리 있는 친구를 소환하기도 했습니다. 겨울날 하늘을 흐드러지게 수놓았던 눈송이는 미래를 향한 편지지이기도 했지요. 작은 일에도 깔깔깔 거리고 사소한 일에도 마음 상해했던 하얀 백지 같던 마음은 세월과 함께 영원한 추억거리로만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