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청정해역-이덕규-

불량아들 2011. 9. 26. 12:23

청정해역

   -이덕규-

 

여자하고 남자하고

바닷가에 나란히 앉아 있다네

하루 종일 아무 짓도 안 하고

물미역 같은

서로의 마음 안쪽을

하염없이 쓰다듬고 있다네

너무 맑아서

바닷속 깊이를 모르는

이곳 연인들은 저렇게

가까이 있는 손을 잡는 데만

평생이 걸린다네

아니네, 함께 앉아

저렇게 수평선만 바라보아도

그 먼 바다에서는

멸치떼 같은 아이들이 태어나

떼지어 떼지어 몰려다닌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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