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여름 오후

불량아들 2011. 12. 12. 16:10

여름 오후

 

탕, 탕, 탕,

 

오뉴월 따가운 햇살을 뚫고 들려오는

망치질 소리,

목재에 못 박히는 소리

 

하여,

얼룩말을 쫓아 아프리카 세링게티 초원을 질주하는 사자,

장작 패는 울퉁불퉁 근육의 머슴 생각나고

 

나, 비 오듯 땀나네

 

탕, 탕, 탕

심약해진 내 마음에 또 다시 싱싱한 망치질 소리

판자에 못 박히는 소리

 

울퉁불퉁 신작로 닦으러 삽 들고 나서는 동네 사람들

어릴 적 고향으로 아련히 나 떠나네

 

<뷰티라이프> 2011.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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