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어떤 평화-이병일-

불량아들 2013. 5. 16. 14:32

어떤 평화  

-이병일-


오일마다 어김없이 열리는 관촌 장날

오늘도 아홉시 버스로 장에 나와

병원 들러 영양주사 한대 맞고

소약국 들러 위장약 짓고

농협 들러 막내아들 대학등록금 부치고

시장 들러 생태 두어마리 사고

쇠고기 한근 끊은 일흔다섯살의 아버지,

볼일 다 보고 볕 좋은 정류장에 앉아

졸린 눈으로 오후 세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기력조차 쇠잔해진 그림자가 꾸벅꾸벅 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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