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저녁비-정수자-

불량아들 2015. 8. 4. 11:25

저녁비

-정수자(1957~ )


 

다 저녁때 오는 비는 술추렴 문자 같다



골목집 들창마냥 마음 추녀 죄 들추고

투둑, 툭, 젖은 섶마다 솔기를 못내 트는

누추한 추억의 처마 추근추근 불러내는

못 지운 눈빛 같다

 

 

다 저녁때 드는 비는 내 건너,

 

부연 등피(燈皮)를 여직 닦는 그대여

'내가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탁번-해피 버스데이-  (0) 2015.08.05
숲에 관한 기억-나희덕-  (0) 2015.08.04
달팽이 약전-서정춘-  (0) 2015.08.04
빗방울-오규원-  (0) 2015.08.04
사랑-박철-  (0) 2015.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