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생각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여름이었습니다
지친 머리를 달랠 겸 찾은 중국의 장가계는 덥고 습했습니다
삶의 경계를 드나드는 장가계는 신선과 도적,
원숭이가 함께하는 이상적인 공간이었습니다
징주와 함께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든 이튿날 새벽,
중국 여인의 비명이 간헐적으로 들립니다
부부싸움 끝에 나오는 신음소리 같기도 하고
부부관계 때 내는 쾌락의 비음 같기도 합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리는 30여 분 간 간헐적으로 들립니다
나는 귀를 쫑긋 세우고 소리의 정체를 알고자 애씁니다
다음 날 새벽, 같은 시간에도
똑같은 일이 반복됩니다
어제와 다르다면 그 소리의 강도가 좀 더 세졌다는 것뿐입니다
저건 고통의 외침일까, 쾌락의 정점에서 내는 단말마일까?
극대점의 소리에 나의 생각도 극과 극으로 치닫습니다
밤을 하얗게 지새운 나는
그 소리가 부부 싸움의 앙칼짐이 아닌
쾌락의 극치에서 내는 소리였길
오래오래 믿고 또 믿는 것이었습니다
<뷰티라이프> 2015년 10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