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축사
느그덜,
성공허려고 무지 애쓰덜 말어잉
사람이란 게
되는 놈은 되고 안 되는 놈은 안 되는겨
머리 안 좋은디 공부 잘하려고 발버둥치덜 말랑게
잘하는 걸 하는겨
달리고 공차고 노래 부르고,
할 일이 얼매나 많은겨?
행복지수를 낮추고 거기에 도달하면 기뻐해야는겨
성공이 별거간디
엎어지는 친구가 있으면 일으켜주고
여자 친구 땜시 싸우면 안 돼잉
선상님한티 땡깡부리지 말고
침 암 데나 막 뱉으면 안 되겄지?
세상은 즐거운 곳이여
시방 하기에 인생이 달렸당게
내는 농사지으며 여지 것 살아왔지만
여그가 젤 좋구만
별로 이쁘진 않지만 내 마누라가 최고여
우리 어무니가 형제가 이웃이 젤이여
우리나라가 왔따여
우리는 그렇게 여기며 시방까지 살아왔당게
누굴 탓하면 뭐한당가
인자 운동장에 잔디도 새로 깐당게
속 시끄러운 일이 있으면 공으로 힘껏 차부러
그렇게 어깨동무하고 살드라고잉
아따 우리 이장님
시골 중핵교 운동장 잔디 까는 축사
멋지게 해부네잉
<뷰티라이프>2015년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