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
어미 잃은 새끼고양이 네 마리
오돌오돌 떨며 모여 있다
서로 엉켜 있다
어미는 어디 갔나,
어미는 언제 오나?
우리 딸, 중학교 2학년 때 쿠일라룸푸르로 유학 갔다
말레이시아 국제학교에 다녔다
혼자였다
대학은 캔버라로 갔다 호주국립대학이었다
이제 3학년이 되었다
일 년에 한 번 겨울방학이 되면 한국에 왔다가 두 달이 되면 돌아갔다
어미 애비는 다달이 생활비만 잘 부쳐주면 되는 줄 알았다
잘 있는 줄 알았다
잘 견디리라 생각했다
전화가 뜸해지고 목소리에 힘이 없다고 생각한 지 두어 달
몸무게가 5킬로그램씩 빠졌다는 소식에도 밥만 잘 먹으라고 했다
이제 1년이면 우리 고생도 끝이리
딸내미가 한 달 새 두문불출하고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타향만리서 외로움증에 걸렸단다
불도 못 켜고 이불만 뒤집어 쓴 채 하루 종일 외로움을 삭히고 있다는 것이다
외로움증이라니, 애비는 단장의 아픔을 겪는다
딸내미의 불면의 밤 동안 얼마나 잘도 잤던가
바람이 분다
새끼고양이는 어미를 찾아 울고
애비는 딸의 아픔에 애간장이 녹는 밤
애비의 때늦은 후회가 어서 딸의 손끝에 닿기를
간절하게 평화롭기를
어미 고양이 어서 새끼고양이를 만나기를
<뷰티라이프> 2017년 1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