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을 찾다
아내가 바느질을 하다가
바늘 하나를 잃었다, 며칠 전이었다
요즘 부쩍 눈이 침침해진 아내는
눈과 떨리는 손을 탓하며
안절부절 주위를 이 잡듯 뒤졌다
심오한 합동 수색에도 바늘의 행방은 오리무중
아내는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며 혀를 찼다
들며날며 잘 생긴 엉덩이에라도 찔리면 어떡할 거냐며 근심 가득했다
바느질 자리를 찾고 찾다 포기했다
포기만큼 불안은 더했다
오늘 아침 마룻바닥에서 그 바늘을 찾았다
우연찮게 바느질 자리에 떡하니 누워 있는
바늘을 본 것이다
그래, 모든 것은 그 자리에 있는 법
안달복달할 일이 아니지
오늘 아침 바늘의 귀환은
아내에게서 시름과 세상 이치,
두 가지를 동시에 앗아가고 안겨주었다
<뷰티라이프> 2017년 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