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인보

노력만이 살 길이다-한성대학교 권오혁 교수

불량아들 2020. 8. 20. 11:41

미용인보(美容人譜)19

노력만이 살 길이다

한성대학교 뷰티매니지먼트학과 권오혁 교수

 

고은 시인은 주위 사람들 만 명을 대상으로 시를 짓고 <만인보>라는 시집을 출간했다. 이는 시인이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알려주는 단적인 예이다. 기자는 이를 차용하여 주변 미용인에 대한 시와 스토리를 매달 한 편씩 쓸 예정이다. 그 중에는 성공한 미용인도 있을 것이고 동네에서 나 홀로 미용실을 운영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기자에겐 모두 소중하고 고귀한 미용인 자산이다. 그 분들과 함께 한 생활이 기자에겐 기쁨이고 행복이다. 우리는 미용으로 엮어진 떼려야 뗄 수 없는 미용가족이니까.

 

이완근(본지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alps0202@hanmail.net

 

 

가위 돌리는 남자

-한성대학교 권오혁 교수

 

가위 돌리기를 천직으로 아는

한 남자가 있었네

그는 지하철 안에서도

밥을 기다리는 식탁 앞에서도

가위를 돌렸네

정신 사납다며 주위사람들이 말릴 때에도

그는 아랑곳 하지 않았네

감각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

그는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돌렸네

가위는 그의 전부

그가 가위 돌리기를 그만 두고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알았네

기본에 충실한 사람만이

성공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

그는 오늘도

학생들 앞에서

마음을 다듬는 법을 전수하고 있네

일류디자이너 되는 법을 가르치고 있네

 

사람 사는 재미와 정

세상이 아무리 삭막하다 말할지라도 세상은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 그곳에는 사람끼리 부대끼며 사는 재미와 정이 있다. 어느 날 갑자기 괜히 보고 싶어졌노라며, 문뜩 생각이 나서 안부 인사한다는 전화기 저쪽의 정다운 목소리는 사람을 살맛나게 하는 묘한 힘이 있다. 기차를 타고 가다가, 혹은 자동차를 몰고 고속도로를 달리거나 한적한 시골길을 만나는 행운이 있을 때 아는 이에게 핸드폰을 하자. 저물녘, 황금들판을 출렁이는 바람소리를 혼자 듣기에는 얼마나 아까운가. 이런 장면을 만날 때는 그 분위기를 나눠가지자. 상대편은 그 고마움을 잊지 못하리.

기자가 장황하게 서술을 이어가는 것은 권오혁 교수에 대한 추억 때문이다. 그는 사람을 이끄는 묘한 매력이 있다. 그리고 그 매력은 순수한 그의 마음에서 나온다고 기자는 믿고 있다. 잊을 만하면 그에게서 전화가 온다.

성님요, 별일 없지요? 그냥 갑자기 성님 생각이 나서 전화했지요. 헤헤, 미용계도 다들 안녕하지요?”

예의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가득 담은 그의 목소리는 기자를 무장해제 시킨다.

아따 얼굴 잊것네. 비 오는디 찾아주는 사람도 없고 우짠댜?”

성님 또 엄살이시다. 그럼 제가 막걸리 한 사발 대접할까요?”

마쇼, 마쇼. 이따 행사장 가야 혀.”

그와의 대화는 거개 이렇게 끝난다. 얼굴을 본 지 꽤 오래됐다는 생각을 하며 근일 내 핑계를 만들어서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미용 교육의 중요성 설파

권오혁 교수를 만난 지는 꽤 오래되었다. ()리컴이 블루클럽이란 남성전용미용실을 만들어 미용계에 한바탕 회오리바람을 일으키기 전이었다. 당시 권오혁 교수는 미용산업교육원에서 교육부를 맡아 의욕적으로 일할 때였다. 그는 기자에게 미용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고, 미용 교육에 대한 꿈을 얘기했다. 미용산업교육원을 퇴사해 개인 미용실을 오픈하고도 미용 교육에 대한 그의 믿음은 여전했다.

 

미용가위를 손에서 놓지 않아

시에서도 얘기했지만 권오혁 교수는 미용가위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길을 가면서도 가위를 돌렸고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서도 마찬가지였다. 커피숍에서 대화를 할 때도 가위를 돌렸다. 핀잔을 주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미용인이라면 가위에 대한 감각을 항상 손에 익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고, 기자는 그의 말을 굳게 신뢰했다. 잠잘 때도 야구공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는 어느 프로야구 투수의 말과 그의 말은 오래도록 오버랩 되었다.

한 사람을 평가할 때 여러 기준이 있겠지만 기자는 미용인은 가위가 손에 익을 때까지 가위를 손에서 놓지 말아야 한다.’는 그의 말 때문에 그를 무한 신뢰했다. 미용을 가르치는 강사나 미용을 배우는 학생들을 만나면 그를 모범적인 전형을 갖춘 미용인으로 적극 추천했다.

 

뷰티라이프에 7년 동안 커트 연재

권오혁 교수는 우리 잡지 뷰티라이프에 커트도 연재해 우리나라 미용인들은 물론 중국 미용인에게도 인기가 높았다. 기자가 뷰티라이프를 창간한 건 19997월호였다. 권오혁 교수는 잡지를 창간하고 4개월 후인 10월호부터 연재를 하기 시작해 2005년까지 7년 동안이나 새로운 커트를 잡지에 선보였던 것이다. 2000년 초반 당시만 해도 재교육기관이 미용계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때였고 그래서 재교육 강사들도 인기를 구가하고 있던 때였다.

뷰티라이프에는 권홍, 권오혁을 비롯한 유명강사들이 커트를 비롯, 업스타일, 컬러, 퍼머, 헤어스케치, 메이크업, 피부, 두피관리, 네일, 경영 등등을 실어 인기가 높았다. 중국과 일본, 미국 등에 해외 판을 만들어 보급하고 있던 때였다. 특히 중국에서는 권홍 커트와 권오혁 커트가 인기가 매우 높아 뷰티라이프 중국 판 잡지에 실렸던 커트를 중국미용인들은 복사해서 커트교육에 활용하곤 했다.

그런 인기를 바탕으로 우리는 <뷰티라이프 유명 미용인 초청 해외 미용 특강> 행사를 2000년 초부터 진행했다. 뷰티라이프 유명 미용인 초청 해외 미용 특강은 최영희, 송부자, 전덕현, 엘리자리 원장 등 당시 유명했던 강사를 초청, 미용인들과 중국, 필리핀, 베트남 등에서 일주일 간 교육하고 해외여행을 즐기는, 교육과 친목을 다지는 행사였다. 이 해외미용 특강은 미용인들에게 인기가 높고 교육에 대한 성과가 좋아 강사들과 참여 미용인들이 나중에 <뷰티라이프사랑모임>을 만들기도 했다.

권오혁 교수는 뛰어난 실력은 물론이고 예의바른 행동으로 미용인들에게 인기 폭발이었는데 필리핀 세부에서 진행한 해외 미용 특강에 참여했음은 물론이고 뷰티라이프사랑모임의 단골 강사가 되었다. 커트 연재와 세부에서의 강의, 뷰사모에서의 열강으로 권오혁 교수는 뷰사모 회원들로부터 혁이오빠로 불렸다. 만나는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하는 그의 털털한 웃음도 한 몫 했다.

 

대학에서 후학 양성

미용실 원장과 커트 강사를 병행하던 그는 이제 대학에서 미용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 석사와 박사 과정까지 이수했다.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그의 성격이 주경야독의 어려움을 이겨낸 것이다.

제가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교수의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갓 대학에 입학한 제자가 석, 박사 과정을 거쳐서 이제는 어엿한 동료 교수가 되었을 때 자부심을 느끼지요.” 미용을 하면서 언제 보람을 느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었다. 그는 가르치는 것에 대한 천부적인 소질과 인자를 지니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도 미용은 실용학문임을 항상 강조한다. 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했을 때 현장에서 쓸 수 있는 기본적인 테크니션이 될 수 있도록 교육하는 데에도 신경 쓰고 있다. 미용학과 졸업생들이 미용실에 입사하고 나서 느끼는 괴리감의 폭을 조금이라도 더 줄이고자 하는 그의 신념 때문이다. 좋은 스승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공감대 형성에서 비롯되어진다는 말이 권오혁 교수에게 딱 들어맞는다.

권오혁 교수는 중국에도 관심이 많다. 그래서 시간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중국 각지를 다니며 세미나와 교육, 헤어 쇼를 하고 있다. 틈틈이 미용 봉사 활동도 하고 있다. 미용인으로서 사회적으로 미용인의 자부심을 고취하고 위상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싶기 때문이다.

 

20년 동안의 성실한 인간관계

한 사람의 평가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말로만으로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몸에 밴 성실함과 꾸준한 인간관계만이 그 사람을 제대로 평가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20년 이상을 변하지 않고 인연의 끈을 놓지 않는 사람은 믿을만하다. 더구나 그 사람이 자기 계발과 수양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금상첨화가 아니고 무엇이랴.

긴 장마 끝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성님 오늘같이 더운 날 막걸리 너무 마시면 안 돼요. 퇴근하시면서 학교로 오세요. 막걸리 대신 시원한 팥빙수 같이 드시게요.” 우렁찬 목소리로 권오혁 교수가 전화해올 것 같은 여름 오후다.

 

 

<권오혁 교수 프로필>

*현재 한성대학교 뷰티디자인매니지먼트학과, 한성대학원 뷰티예술학과 주임교수

*동강대학, 경복대학, 신흥대학, 안산1대학, 한성대학교, 한양대학교, 장안대학교, 강남대학교 전임, 시간, 초빙 강사, 조교수 역임

*한국미용학회 상임이사, 헤어분과부위원장

*한국인체미용예술학회 이사

*한국디자인문화학회 정회원

*대한미용학회 상임이사, 홍보위원장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소상공인컨설턴트

*압구정 권오혁헤어, 헤어바이 혁 대표 역임

*미용산업교육원 교육이사 역임

*한성대학교 대학원 총동문회 수석부회장

*대한민국 뷰티디자인엑스포 헤어분과 심사위원

*()한국가발협회 부회장 역임

*()국제두피모발협회 홍보위원장 역임

*()여성평생자원개발원 상임이사 역임

 

<뷰티라이프> 2020년 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