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인보

한국 전통 머리의 계승에 온몸을 던지다

불량아들 2020. 9. 17. 14:47

미용인보(美容人譜)20

 

한국 전통 머리의 계승에 온몸을 던지다

한국미용박물관 이순 관장

고은 시인은 주위 사람들 만 명을 대상으로 시를 짓고 <만인보>라는 시집을 출간했다. 이는 시인이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알려주는 단적인 예이다. 기자는 이를 차용하여 주변 미용인에 대한 시와 스토리를 매달 한 편씩 쓸 예정이다. 그 중에는 성공한 미용인도 있을 것이고 동네에서 나 홀로 미용실을 운영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기자에겐 모두 소중하고 고귀한 미용인 자산이다. 그 분들과 함께 한 생활이 기자에겐 기쁨이고 행복이다. 우리는 미용으로 엮어진 떼려야 뗄 수 없는 미용가족이니까.

 

이완근(본지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alps0202@hanmail.net

 

 

옛것에서 우리를 찾다

이순 관장

 

세계에서 으뜸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의 뿌리를 확실히 알아야 한다네

미용하는 사람이라면

옛 머리와 복식을 제대로 재현하고

그 뿌리를 근간으로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하는 것이 당연지사

고증과 연구를 통해 미용사를 정리하고

눈물과 땀의 노력으로

국내 최초로 한국미용박물관을 차린 이

황후대례 대수를 확실하게 고증, 복원하여

학계를 놀라게 한 이

이순 관장은 그런 사람이었다네

미용으로 모은 돈 소중한 돈

미용박물관 터전이 마련된 날

소리 없이 울고 울었다네

이제 세계 속에 한국의 독창적인

미용 문화의 정수를 알리고 있는 일

이순 관장의 결실이네

오늘도 옛것을 오늘에 되살리는 혼불

빛고을 광주에서 찬연하게 빛나네

 

 

 

학자풍의 고상함

이순 한국미용박물관장은 기자에겐 특별한 미용인이다. 미용계는 자기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분들이 몇몇 계시고, 그 중에서도 이순 관장은 우리 옛것에 대한 고증과 복원에서 탁월한 업적을 보이고 있다. 수줍은 듯 말하는 태도나 말투에서 학자풍의 고상함을 느끼는 것은 기자만의 생각은 아닐 터.

기자가 이순 관장을 처음 만난 시기는 2008년 한국미용박물관을 개관했을 때였다. 미용에 관한 유물이나 전시관이 전무했을 당시 그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기자에게 한국미용박물관의 개관은 흥분과 기대를 주기에 충분했다. 광주 북구 용봉로에 위치한 한국미용박물관을 처음 둘러보고 기자는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3층에서 이순 관장과 차를 나누며 한국미용박물관을 개관하기까지 겪었던 일화를 들었다. 그때 이순 관장은 얘기 도중 많은 눈물을 보였다. 그 눈물을 보며 얼마나 많은 애로 사항이 있었을까?’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이런 아름다운 눈물이 있었기에 미용박물관이 지어졌구나.’하는 생각을 했었다. 참으로 숭고한 눈물이었다. 그때의 감회가 새롭다.

한국 최초의 미용박물관에 기자가 관심이 많았음은 물론이다. 그리고 기자가 한국미용박물관을 다시 찾은 것은 김진숙 명장의 헤어 아트전시회가 있었던 2014년이었다. 헤어 아트 전시회는 한국미용박물관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전시였다. 김진숙 명장은 머리카락 공예라 부를 수 있는 헤어 아트를 창시한 미용인이었고, 기자 또한 머리카락 공예를 예술적 경지에 올려놓은 헤어 아트에도 관심이 많았다. 멋진 앙상블이었고 전시회였다.

 

2008년 국내 최초, 한국미용박물관 개관

여기에서 한국미용박물관을 자세히 소개해야 할 이유가 있다.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도 중요하지만 이순 관장의 인생과 꿈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곳이 한국미용박물관이기 때문이다.

한국미용박물관은 2000년 비영리법인의 ()빛고을문화재단에 의해 광주광역시에 전국 최초·유일한 미용전문박물관으로 2008년에 개관하여 올해 13년차로, 사라져가는 미용유물 소장품을 DB화하여 상설전시는 물론 산학연계를 통한 연구·고증·복원·전승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자랑거리인 황후대례 대수조선시대 황후··빈의 대례(大禮)시 착용하였던 권위와 위엄을 드러낸 월자(月子,가체)로 제작된 최고 성식의 대수관(大首冠), 이를 전통제작방법으로 복원하여 전문 큰머리박물관으로 특성화와 해외에도 널리 알리고, 학술적 연구·고증·복원·전시·체험·전승교육으로 국내 유일의 다양한 월자(月子)관련 전통미용박물관이다. 여기에 예술문화활동을 진행하여 미용인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은 일반교육은 물론 다문화가족의 미용실 창업교육을 열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전문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쿠바의 한국독립유공자 후손을 초청하여 미용교육과 더불어 쿠바에서 미용실을 창업하여 운영할 수 있는 지원프로그램을 진행하여 따뜻한 재능나눔으로 광주지역문화 활성화와 후원으로 지역문화예술의 디딤돌 역할로 박물관 해외교류와 네트워크 기반조성으로 사회에 공헌하고 있다.

특히, 광주광역시와 해외교육대상 뷰티아카데미를 2012~ 2019까지 개최하여 중국, 베트남, 일본 한·중국 청소년문화교류, 해외미용전문가들에게 K-뷰티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이순 관장은 한국미용박물관을 단순한 전시 공간으로만 머무르지 않고 한국 미용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장소로도 할용하고 있다.

 

주경야독으로 박사까지 수료

순천에서 태어난 이순 관장은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미용을 먼저 시작한 오빠의 영향으로 미용에 입문했다. 멋지게 사람을 변신시키는 모습에 반했다. 서울에서 미용사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1987년 예향 광주에 정착하며 미용실 개업과 일학습 병행으로 주경야독을 실천했다. 그리하여 전국 최초의 미용대학인 광주여대 미용과학과에 입학(1999)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전남대학교에서 박사수료를 했다.

특히, 세계적인 자랑거리이자 유일한 달비(가체)로 만들어진 조선시대 영친왕비의 왕비관인 황후대례 대수(皇后大禮 大首)”를 고증·복원하여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를 궁중유물전시관(,국립고궁박물관)에 기증도 하며, 유네스코 지정의 세계3대 축제인 죠지타운페스티벌(2015), 러시아 사할린 국제문화축제(2016), ·한 청소년문화축제, FINA세계수영대회를 기념하여 한국전통문화관을 한 달간 운영, 백제문화제 초대 등의 활동으로 한국의 우수하고 독창적인 미용문화의 정수를 알려 세계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미용기술을 학술적으로 정리·연구하여 이를 토대로 한국미용박물관의 부설 <한국전통머리연구원>에서 특허와 실용신안을 바탕으로 그간 미용실 고객들의 탈모와 두피개선에 탁월한 문화상품을 개발하여 미국에 수출도 하여 광주 뷰티산업발전에도 앞장서고 있다.

 

올해 우수숙련기술자 등 선정 겹경사

이와 같은 활동을 바탕으로 이순 관장은 올해 고용노동부의 우수숙련기술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에서 '백년가게' 선정,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이 주는 국무총리 표창  등의 겹경사를 맞이했다. 모두 노력의 산물이었다.

이순 관장은 올해 7, 뷰티라이프 창간 21주년을 맞이하여 뷰티라이프 표지를 연출했다. 그때 표지로 전통 거두미 작품을 선보였는데 떠구지, 떨잠, 얼레빗, 음양소, 용비녀, 전통 의상 등 철저한 준비 끝에 완성하는 모습을 보며 기자는 역시 대가는 그냥 되는 게 아니다는 확신을 다시 한 번 가지게 되었다.

 

아름다움에는 건강함이 함께 해야

이순 관장은 아름다움은 반드시 건강함이 깃들어 있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런 신념을 확고하게 하기 위해 한국미용박물관 부설로 <한국전통머리연구원>을 두고 있다. 이제 그 영역을 확대하여 뷰티+헬스를 연계한, 지속 가능한 건강한 아름다움을 실현할 수 있는 <웰니스센터 Wellniss Center>를 건립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우리의 미용 문화를 가꾸고 계승, 발전시켜 미용인들의 자부심을 고취하겠다는 뜻이 숨어 있다.

이순 관장의 전진은 어디까지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이순 관장의 행보가 우리의 미용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미용인의 사회적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자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아니 모든 미용인들이 동의할 것이라고 믿는다.

언젠가 미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순 관장은 이렇게 말했다.

미용은 인간의 신체와 예술이 직접적으로 교감하는 예술적 감각과 기술의 절묘한 경계의 믹싱(mixing)으로 완성되는 것으로 창의성과 실무능력 등 부단히 노력하여 신체에 이루어지는 부용예술로서 AI가 대체할 수 없는 미래 지향적인 것이다.

이러한 미용예술을 구현하기 위해 지속적인 절차탁마의 노력이 요구되는 종합예술이다.

그렇다. 종합예술가로서 미용인들은 절차탁마의 노력이 필요하다. 빛고을 광주에서 오늘도 자기 연마에 정진하고 있을 이순 관장을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이순 관장 프로필

*광주여자대학교 석사학위(영친왕비의 대수 재현)

*전남대학교 박사수료

*대한민국 우수숙련기술자

*백년가게(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선정)

*미용 기능장

*지방기능경기대회 동상

*한국미용박물관 관장

*() 빛고을문화재단 이사장

*()대한미용사회 중앙회 고전머리특별위원회 부위원장

*이순미용실 대표

 

수상

*2003 C.A.T. 업스타일 은상

*2006 광주광역시 지방기능경기대회 동상

*2009 KBF 1회 고전머리대회 쪽머리창작 금상

*2015 IKBF국제미용페스티벌 금상

*2015 광주광역시장 표창 등 다수

*2016 OMC헤어월드 무궁화컵대회 고전머리 보건복지부 장관표창

*2018 자랑스런 박물관인상 표창

*2019 한우물상 표창

*2020 국무총리 표창

 

<뷰티라이프> 2020년 10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