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겨울나무

불량아들 2021. 2. 1. 14:54

겨울나무

 

겨울나무 서 있다

난분분 난분분 내리는 눈

무심한 듯 쳐다보며

가지 끝의 떨림에도

새를 탓하지 않는다

처음의 자세로

제 자리만 지킨다

언 땅 조심스레 껴안으며

훈기 불어넣는 동안

버릴 건 모두 비워버리고

울음 참는 속내

둥근 주름살 또 하나 만들고

겨울나무

아버지처럼 서 있다

 

<뷰티라이프> 2021년 1월호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 마중  (1) 2024.01.04
부정 모정  (0) 2021.02.01
가을 부자  (0) 2021.02.01
시골버스는 잘도 달린다  (0) 2021.02.01
빛은 어디서나 빛난다  (0) 2021.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