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인보

제주를 넘어 세계의 미용인으로 거듭나다-이복자 명장

불량아들 2021. 11. 9. 17:04

미용인보(美容人譜)31

 

제주를 넘어 세계의 미용인으로 거듭나다

-이복자 명장

 

고은 시인은 주위 사람들 만 명을 대상으로 시를 짓고 <만인보>라는 시집을 출간했다. 이는 시인이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알려주는 단적인 예이다. 기자는 이를 차용하여 주변 미용인에 대한 시와 스토리를 매달 한 편씩 쓸 예정이다. 그 중에는 성공한 미용인도 있을 것이고 동네에서 나 홀로 미용실을 운영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기자에겐 모두 소중하고 고귀한 미용인 자산이다. 그 분들과 함께 한 생활이 기자에겐 기쁨이고 행복이다. 우리는 미용으로 엮어진 떼려야 뗄 수 없는 미용가족이니까.

 

이완근(본지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alps0202@hanmail.net

 

 

작은 거인이 된 미용인

-이복자 명장

 

멀지 않았던 시절

사람이 태어나면 서울로 보내고

말이 출산하면 제주로 보낸다던 시절

탐라에서 영특한 한 여자 아이 출생했네

몸이 토끼같이 작고 귀여운 아이였네

가난을 이겨내고자 미용을 시작하고

주경야독 형설지공의 노력을 경주했네

작은 몸짓이 빛을 발하는 순간

대한민국이

대만이 뉴욕이 아니 세계 미용인이 놀랐네

작은 에너지는 더 큰 에너지를 모으고

산업현장에서

학교에서

세미나장에서

미용인이 있는 곳이라면

장소 불문

작은 거인으로 우뚝 섰네

 

우리는 몰랐다네

그녀의 힘찬 에너지가

미용에 대한 끝없는 열정의 산물이라는 것을

 

체구가 작은 미용인

미용인 중에는 유달리 체구가 작은 분들이 많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몸짓이 작은 여러 미용인이 눈앞에 떠오른다. 그 분들은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의 미용 세계를 개척하고 계신 분들이다. 작은 체구만큼 음식도 많이 먹지 않는 특징이 그 분들한테는 있었다. 그러나 이런 분들이 내는 에너지는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많은 미용인들이 모인 세미나 장이나 헤어 쇼에서 보여주는 파워는 놀라움 그 자체다. 에너지 불변의 법칙에 의하면 이것은 분명 오류다.

체구가 작으면서 놀라운 파워와 미용 기술을 보여주고 있는 미용인 중에서 특히 이복자 명장은 기자의 뇌리에 깊이 각인된, 기자와 오랜 기간 동안 교류해온 미용인이다.

이복자 명장과의 인연을 상기하려면 1996년 미국에서 열린 헤어월드 워싱턴대회를 빼놓을 수가 없다. 워싱턴대회를 기점으로 기자는 헤어월드 대회에 대해 알게 되었고 헤어 국가대표 팀을 담당하는 기자처럼 인식되었다.

이복자 명장은 1994년 뉴욕대회에 출전했으며 1996년 워싱턴대회 후 헤어 국가대표팀은 이복자, 김동분, 엘리자리 이렇게 셋이 팀을 이뤄 프랑스 MCB 대회를 비롯 각종 국제대회에 참가했다. 세 명의 국가대표는 각자의 개성이 뚜렷했다. 그 개성만큼이나 국제대회를 치르고 나면 후일담도 풍성했다. 세 분의 국가대표, 기자 모두 지금에 비하면 훨씬 젊었던 시절이었다.

 

대만에서 단독 뉴 헤어 트렌드 발표

대회 후 인연을 이어가던 기자는 제주도지회를 탐방 차 방문할 기회가 있었고, 당시 제주도지회장을 맡고 있던 이복자 회장의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었다. 제자 중에서 우리 잡지에 표지를 할 수 있도록 주선해주기도 했다. 이복자 명장은 그만큼 제자들에 대한 사랑이 각별했다.

이복자 명장과의 인연 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2000년 대만 태중시에서 이복자 명장이 단독으로 뉴 헤어 트렌드를 발표한 일이었다. 당시 현장에는 2,000여 명이 넘는 대만 미용인들이 행사장을 가득 메웠는데 쇼가 끝나자마자 그곳에 모인 대만 미용인 모두가 일제히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다.

취재 차 현장에 있었던 기자가 목이 멜 지경이었는데 당사자는 얼마나 감격스러웠겠는가. 대한민국 미용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데 기여했다는 자부심을 가득 안아도 될 행사였다. 조그마한 체구에서 나오던 카리스마를 기자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성공적인 뉴 헤어 트렌드 발표 후 우리는 태중시의 밤거리를 기분 좋게 활보할 수 있었다. 가슴을 설레게 하는 추억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법이다. 그리고 그런 추억은 그 사람을 기억하는 매개체가 된다.

 

미용에 대한 끝없는 애정과 열망

이복자 명장은 미용 기술에 대한 열정과 배움에 대한 의지가 끊임없이 솟구친다. 각종 국제대회 참가와 미용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열망으로 제주와 서울, 외국까지 오갔다. 끼와 열정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결과였다. 뿐이랴, 그 바쁜 와중에서도 학업을 놓지 않고 정진하여 박사학위 취득은 물론이고 미용서적을 발간하는 등 학문적 연구에도 성과를 드높였다. 이제는 미용명장 타이틀까지 가지고 있으니 여한이 없을 법도 하다.

이처럼 미용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고 있는 이복자 명장은 미용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미용인들은 미용을 학문이면서 예술로서 인정하지만 아직까지 사회적인 인식은 미용을 학문이나 예술로서 인정하지 못하고 단순한 기능이나 기술로만 생각한다. 미용이 학문이면서 예술로 인정하게 될 때까지 미용에 대한 연구가 계속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는 미용에 대한 논문도 지속적으로 쓰면서 저의 미용작품들을 전시관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감상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그래서 많은 대중들에게 미용을 학문이면서 예술로서 인정받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앞서가는 사람들은 생각이 남다르다는 것을 상기케 하는 말이다. 이복자 명장과 같은 미용인들이 많아질수록 미용인의 사회적 위상이 높아지고 지위가 향상됨은 자명한 일이다.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명장이 되기까지는 어려운 일이 많았을 터. 명장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도 궁금했다.

미용에 관련해서는 욕심도 많았고 궁금한 것도 많았다. 염색을 하면 왜 머릿결이 상하는지, 어떤 재료를 사용해야 건강한 머릿결을 유지하는지, 미용기술을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등 항상 미용에 관련해서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 밤낮으로 고민하고 연구했다. 그러면서 공부도 다시 시작하여 논문도 쓰고 서적도 집필했으며 발명도 하여 특허도 받았다. 또한 나의 40여년 노하우를 담아 매뉴얼 개발도 하여 후진 양성에 활용하였다. 제주와 서울, 해외를 오가며 미용을 알리기 위해 많은 대회에 출전하였고 헤어 쇼를 하였다.

후진 양성을 위해 나의 숙련기술 및 노하우를 아낌없이 교육했다. 이런 나의 성장에 감사하며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며 따뜻한 손길을 전했다.

가정 형편 때문에 시작한 미용이 어느새 나의 전부가 되어 있었고 내가 살아온 삶을 대변하고 있었다. 이것이 명장이 된 이유가 아닌가 생각한다.”

노력하는 자를 따라 잡을 수는 없다. 더구나 그 노력에 비견하는, 그가 속한 단체에 대한 애정까지 가슴속에 품고 있다면 그의 앞길은 분명 축복 받으리라.

 

봉사가 있는 삶

이복자 명장을 얘기하면서 봉사 활동을 빼면 안 된다. 봉사는 그의 삶의 또 다른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 40여 년 동안 매주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1,800시간 넘게 나누고 있는 나의 생활이자 인생이 봉사다. 나의 어려웠을 적을 생각하며 시작한 봉사가 삶의 활력이 되고 주변 미용인들과 함께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2002년 헤어 이노베이션 우승 상금 2천만 원 전액을 백혈병 어린이 돕기에 기부하였을 때 너무 뿌듯했고 아직도 뭉클함이 잊혀 지지 않는다.

나눔과 봉사를 통해 헌신적이고 선한 영향력을 주는 미용인으로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에 보탬이 되도록 살아가고자 한다.”

이복자 명장은 요즘 제주 숲길을 자주 걷는다. 항상 고객들을 위해 서 있었고 끼니를 거르며 일 해왔는데 뒤돌아보니 자신을 너무 돌보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내가 건강해야 다른 사람의 아름다움을 지켜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요즘은 틈나면 제주도 곳곳을 찾아 맑은 공기를 마시며 새소리와 숲속 풍경을 보며 힐링하고 작품의 영감을 받기도 한다고.

우리나라 미용은 높은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직업적 잠재능력을 이끌어주고 적합한 진로 선택을 돕기 위해 진로교육을 실시하여 사회적, 직업적으로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한 제주 지역에 미용 전수·전시관을 설립하여 청소년, 미용인, 제주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에게 K뷰티 기술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미용의 예술적 가치를 바로 알리고 보존하며 뷰티문화 산업을 전 세계로 공유·정착 하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그런 일들을 해나갈 생각이다.”

이복자 명장의 꿈은 야물지만 실천 가능한 것들이다. 그녀의 꿈이 이루어질 때 우리 미용의 위용은 더욱 높아져 있을 것이다.

 

*이복자 명장 프로필

 

학력

2004 용인대학교 경영대학원 미용학 석사

2017 영산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용예술학 박사

 

경력

1974~ 이경은 헤어팜 원장

1995~ 대한미용사 중앙회 기술강사

2002 미용장 취득

2015 우수숙련기술자 선정 (고용노동부)

2010~2013, 2016~2019 ()대한미용사회 제주특별자치도 지회장

2017 대한민국 명장 선정 (고용노동부)

 

수상

1994 IBS 뉴욕세계 미용대회 2

1997 파리 MBC 대회 6

1998 네덜란드 골드트립대회 종합 8

1998 오스트리아 헤어롱 그레스대회 종합 8

1998 '98 헤어월드 챔피온쉽 서울대회 한국대표 선수 단체 5, 개인 8

1999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

2000, 2006, 2009 제주도지사 표창

2016 국민추천포상 국무총리 표창

2019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표창

 

작품발표

2000 아모스 헤어 컬렉션

2000 중국· 대만 2000년도 뉴헤어트랜드 발표 및 세미나

2002 Innovation 헤어쇼, ()그리에이트 2002 헤어쇼, Alternative 헤어

2012 1회 개인작품전시회(···)

2013 2회 개인작품전시회(의인 김만덕, 그리고 옛 여인들)

2017 3회 개인작품전시회(···2)

 

<뷰티라이프> 2021년 1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