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봄, 아지랑이

불량아들 2024. 1. 4. 15:56

봄, 아지랑이

 

꽃잎 흩날리는 봄날 아침

부고 소식을 듣다

향년 96세

한 세기의 시작과 끝

보이지 않는 숫자 속에

세월의 흐름만 흑백과 컬러로 뒤엉키고

 

봄날 오후의 시작은 찬연하다

아지랑이와 함께 새로운 소식은 오고

아기의 첫 세상 나들이

울음소리 요란했으리

 

무엇을 하였던가

물어볼 새도 없이

죽음과 탄생은

끊어진 시간과 메워야 할 공간

사이로 드나들고

 

봄볕 저리 아롱대는 이유를

진정 모르겠네

 

<뷰티라이프> 2021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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