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철없는 찰나

불량아들 2024. 1. 4. 15:57

철없는 찰나

 

언 강 몸 푸는 소리 요란한

이른 봄날

어머니 창틀을 열심히 닦고 계시다

-이 많은 먼지는 어디서 왔을꼬?

한마디에

허울 많은 아들은

허공만 본다

 

소리 없이 쌓이는 것이

먼지만은 아닐진대

어머니의 세월도 속절없이 쌓이고

주름 진 손등 위에 빛나는 먼지

 

옷고름 탈탈 털고

여름 채비 나가자고 손 까부는

저 철없는 찰나

 

<뷰티라이프> 2021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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