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아지랑이
꽃잎 흩날리는 봄날 아침
부고 소식을 듣다
향년 96세
한 세기의 시작과 끝
보이지 않는 숫자 속에
세월의 흐름만 흑백과 컬러로 뒤엉키고
봄날 오후의 시작은 찬연하다
아지랑이와 함께 새로운 소식은 오고
아기의 첫 세상 나들이
울음소리 요란했으리
무엇을 하였던가
물어볼 새도 없이
죽음과 탄생은
끊어진 시간과 메워야 할 공간
사이로 드나들고
봄볕 저리 아롱대는 이유를
진정 모르겠네
<뷰티라이프> 2021년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