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빨간 크레파스

불량아들 2006. 4. 17. 10:31

빨간 크레파스

 

태초의 너는

울 할매 코빼기 고무신보다

시골 시악시 부끄럼보다

그보다도 더

그보다도 더

하얗게 하얗게 태어났을 것이다

 

하이얀 너는 날마다

하얗게 하얗게 웃더니만

천지가 온통 하얀지만 알더니만

 

검은 꿈이 어우러지는 밤

 

불같이 터진 가슴

노을빛

응어리를 토해냈다

 

 

19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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