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응" -문정희-

불량아들 2013. 5. 20. 15:42

“응”  

-문정희-




햇살 가득한 대낮

지금 나하고 하고 싶어?

네가 물었을 때

꽃처럼 피어난

나의 문자(文字)

“응”


동그란 해로 너 내 위에 떠 있고

동그란 달로 나 네 아래 떠 있는

이 눈부신 언어의 체위


오직 심장으로

나란히 당도한

신의 방


너와 내가 만든

아름다운 완성


해와 달

지평선에 함께 떠 있는


땅 위에

제일 평화롭고

뜨거운 대답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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