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근이 만난 미용계를 이끄는 사람

이완근이 만난 미용계를 이끄는 사람들-강윤선 편-

불량아들 2016. 12. 27. 14:13

이완근이 만난 미용계를 이끄는 사람들5

 

직영점의 위력을 보여주는 준오헤어 강윤선 대표

 

<이완근이 만난 미용계를 이끄는 사람들>이란 타이틀로 매달 우리 미용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미용인 한 분씩을 집중 인터뷰합니다. 기존의 미용인께는 성공에 대한 성취감을, 미용을 배우고자 하는 꿈나무들에게는 희망을 주기 위한 것입니다. 이번호에는 준오헤어 가족의 위상 강화와 미용인의 사명 의식을 고취하고 있는 준오헤어의 강윤선 대표를 싣습니다. <편집자주>

 

준오헤어 강윤선 대표를 만났다. 기자가 미용계에서 배회한 지 20여 년 만에 강윤선 대표를 인터뷰하기는 이번이 두 번째다. 12년 전이었던가, 준오헤어 본사를 준공하고 사무실에서 정담을 나누었던 기억이 새롭다. 그때의 느낌은 명성에 맞지 않게 순수하고 미용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구나, 괜찮은 미용인 하나 만났구나 하는 거였다. 그때나 지금이나 술을 좋아했던 기자는 강윤선 대표도 술을 가까이한다는 것을 알고 서로 막걸리 마시고 싶을 때 언제든지 연락하면 만나자는 약속을 했었다. 그러나 그 언약을 믿고 먼저 연락을 한 사람은 없었다.

 

얘기가 많이 빗나갔다. 강윤선 대표는 어쩌면 미용계의 이방인이다. 여기서 말하는 이방인은 까뮈가 말했던 이방인이 아니다. 121개의 숍에 2500 여명의 미용 가족을 거느리고 있는 준오헤어의 수장이라면 많은 미용인들과 교류를 하리라고 예상하겠지만 강윤선 대표는 준오 가족을 제외한 미용인들과의 교류가 많지 않다. 지금은 미용계를 떠난, 그러나 미용계에서 많은 교육을 하였던 인사가 책을 내고 강윤선 대표께 한 권 꼭 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기자에게 전해온 적이 있었다. 그때 그 저자께 강윤선 대표의 핸드폰 번호를 알려준 적이 있는데 도대체 전화를 받지 않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은 통화를 못하고 청담동 본사로 책만 우편으로 부쳤다는 얘기를 나중에 들었다. 그만큼 강윤선 대표는 미용계의 이방인이다.

 

강윤선 대표는 가난한 집안의 12녀 중 막내로 서울에서 태어났다. 집안은 가난했지만 얼굴이 남달리 예뻤던 꿈 많던 소녀였다. 가난을 하루 빨리 극복하고자 여상을 다녔다. 미용과의 인연은 여상을 졸업하고 이루어졌다. 하루는 집 근처의 미용실에 갔는데 아주머니 한 분이 미용실 직원께 보따리를 좀 맡아달라고 부탁하더란다. 보통은 그런 부탁이라면 들어주기 마련. 그러나 그 미용실 직원은 냉정하게 거절했고 여상을 갓 졸업한 얼굴이 예뻤던 소녀는 생각했다. ‘나라면 친절하게 맡아줄 텐데, 물건을 맡아주는 것이 힘든 일인가.’ 소녀는 곧바로 미용을 하고자 결심했고 서대문에 있는 무궁화기술고등학교에 입학했다. 1년 후 무궁화기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몇 군데의 미용실을 경험한 소녀는 비싼 이자를 주고 사채를 얻어 미용실을 오픈하기에 이른다. 1982년에 돈암동에 준오헤어를 연 것이다. 오늘날 돈암동이 미용계의 메카로 떠오르게 된 시초다.

 

이완근 준오헤어를 간단하게 소개한다면?

강윤선 존오헤어를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토탈 뷰티를 표방하는 뷰티 전문가 집단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현재 준오헤어는 전국적으로 121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전부 직영점이지요. 또한 준오아카데미가 있는데 준오아카데미는 준오를 준오답게 만드는 최적의 비결입니다.

 

이완근 애비뉴준오는 어떤 곳인가요?

강윤선 우리는 헤어를 기반으로 하는 준오헤어와 토탈뷰티를 지향점으로 하는 플래그십 살롱 애브뉴준오를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애비뉴준오는 지난 20063아름다움으로 가는 모든 길이라는 컨셉으로 청담동에 오픈했는데 세련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세계적 수준의 토털 뷰티 서비스 살롱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살롱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자부합니다. 애비뉴준오는 헤어, 메이크업, 스파, 네일, 웨딩까지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는 토털 뷰티 공간인 셈이지요.

 

이완근 준오헤어는 121개 숍 모두를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고 그 운영의 근간에는 준오아카데미가 있다고 하셨는데 준오아카데미는 어떤 곳인가요?

강윤선 우리 준오아카데미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사순아카데미스쿨커넥션(SASC) 분교가 되었는데 헤어디자이너의 양성부터 미용 스킬 향상을 위한 교육까지 마용의 전 과정을 교육하는 체계화된 미용 전문 교육기관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우리 살롱에 근무 중인 인턴들을 위한 베이직 과정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미용인과 해외, 특히 아시아 여러 나라의 헤어디자이너들을 의한 어드밴스 과정을 운영하고 있지요.

(준오아카데미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드로잉(헤어스케치)과 영어,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다는 것이다. 헤어스케치는 미용인이 지녀야 할 기본 자질에 관한 것이고 영어와 중국어는 10년 후를 준비한다는 차원에서다. 미래는 미리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강윤선 대표의 철저한 준비성을 엿볼 수 있다. )

 

이완근 사순아카데미 스쿨 커넥션은?

강윤선 우리는 지난 20153월 사순아카데미 스쿨 커넥션 계약을 마쳤는데 이는 비영어권 최초이자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사순아카데미 스쿨 커넥션의 멤버 스쿨이 되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에 따라 우리 준오헤어에 입사한 모든 인턴들은 지난 해 9월 가을 학기부터 사순 방식의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었죠. 컬러단계, 베이지 단계, 주니어 단계 등으로 나누어 26개월의 교육 과정을 마치면 준오아카데미 디플로마와 동시에 사순아카데미 스쿨 커넥션 디플로마를 동시에 수여합니다.

 

이완근 준오아카데미 시설이 굉장합니다.

강윤선 지난 해 1016일 우리는 청담대로변에 준오아카데미를 오픈하였습니다. 미용 교육만을 목표로 지어진 이 건물은 200 여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지하2층의 대강당에서부터 지하 1, 3~7층이 모두 미용 실습과 강의가 이루어지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실제로 준오아카데미를 구경하지 못한 미용인들에게는 꼭 한 번 들러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규모만이 아니라 한 층, 한 층 미용인을 생각하는 강 대표의 섬세한 마음 씀씀이를 체험할 수 있으리라.)

 

이완근 준오헤어하면 헤어쇼가 떠오는데요.

강윤선 우리 준오헤어는 매년 4월과 10월 중에 시즌 트렌드를 발표하는 헤어쇼를 개최합니다. 그 해의 S/SF/W 헤어트렌드를 선보이는 무대로 뷰티, 패션 등을 아우르고 있어 매년 호응이 대단합니다.

 

이완근 준오헤어는 직원들의 이직이 많지 않은 걸로 유명한데요, 이유가 있다면?

강윤선 우리 준오헤어의 이직률은 10% 미만으로 10년 이상 장기근속자가 여타 미용실에 비해 월등히 많습니다. 지금 우리 미용계의 현황을 보면 이직으로 인한 단골 고객의 이탈로 미용실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준오헤어는 업계 평균 이직률에 비하면 현저하게 낮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본사와 직원들이 함께 성장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일 것입니다. 또 직원들의 갈 길을 가르쳐준다는 우리만의 교육 방식도 한몫했을 것이구요.

(이 시점에서 강윤선 대표는 지난 25년 전 직원들과 했던 약속을 상기했다. 강 대표는 25년 전 직원들에게 언제까지나 함께할 것을 약속했다. 생계형 미용을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은 교육이라는 일념 하에 직원 교육에도 힘썼다. 1988년 사회적으로 노사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했을 때 숍의 문을 다시 열게 한 것도 직원들이었다고 한다.)

 

이완근 준오헤어의 독서 경영은 어떤 것인가요?

강윤선 책은 역사와 시공을 초월한다는 생각을 평소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매달 한 권씩의 책을 읽고 그 책의 내용을 발표하는데 내 삶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라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이 일을 23년째 해오고 있습니다. 매달 마지막 토요일 저녁 7시에서 9시까지 전 매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준오만의 문화를 만들어오고 있습니다.

(기자가 인터뷰하고 있는 준오아카데미 8층 응접실 한쪽에는 그간 추천했던 책들로 한 쪽 면이 빽빽하게 차 있었다. 어떤 성인은 이렇게 말했다. ‘책 읽는 자를 이기는 자는 없는 법이라고.)

 

이완근 준오헤어를 경영하시면서 신경 쓴 점이 있다면?

강윤선 직원 입장에서 내가 다니고 싶은 회사인가를 염두해뒀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내가 언제까지 다닐 수 있는 미용실인가겠지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아니겠습니까? 항상 직원 입장에서 생각하면 풀리지 않을 일이 없다고 봅니다. 또 한 가지는 인테리어는 항상 새롭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미용실은 트렌드를 만드는 곳입니다. 디자이너들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곳이기도 하고요. 준오헤어는 미용실 바닥에 온돌을 놓은 곳이 있는데 장치 산업으로써 미용인의 효용성을 위한 것이지요.

 

이완근 준오헤어만의 5가지 문화가 있다고 들었는데?

강윤선 준오는 즐겁다, 밝다, 따뜻하다, 오픈되어 있다, 배워서 성장한다 등이 있는데 이는 고객 설문 조사를 통하여 우리의 5대 문화로 인식되어 있지요.

(강 대표는 즐거움을 강조한다. 즐거움은 모든 생활의 근원이며 즐겁지 않은 생활은 의미가 반감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즐거움은 신체의 리듬을 바꾸어 결국 습관까지 바꾼다는 것이다. 웃음 트레이닝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밝고 따뜻하다는 것도 일맥상통한다. 밝음은 마음가짐부터 조명까지를 총괄하며 이러한 밝음은 따뜻한 마음씨, 따뜻한 미용실 문화로 이어진다. 이렇게 즐겁고, 밝고 따뜻한 곳에서 오픈되어 일하며 배워서 성장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준오 가족들은 일하고 있다고.)

 

이완근 해외 진출도 염두해두고 있을 것 같은데요.

강윤선 우리 준오헤어는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주요 아시아 시장을 교두보로 하여 준오헤어아카데미와 함께 성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준오헤어의 차별화된 경영 방식과 준오아카데미의 월등한 교육 컨텐츠는 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핵심 키워드지요. 한류 열풍에 힘입어 한국 미용을 배우고자 하는 해외 미용인들이 최근에 파격적으로 늘어 우리 아카데미의 경우 내년 9월까지 스케줄이 꽉 차 있을 정도입니다.

 

이완근 대표님 하면 교육의 중요성과 함께 직원과의 소통을 잘 하고 계신 걸로 아는데요.

강윤선 제 평소 신념은 직원들에게 고객이 많아져서 급여가 상승하는 것입니다. 1억 연봉을 받는 디자이너들을 많이 배출하는 것이 꿈이지요. 직원들의 몸값을 올리는 것은 프로 디자이너로서 당연한 일 아닌가요? 직원 모두를 강사화해서 자존감도 높이고 결국은 파트너십으로 좋은 장소, 좋은 인테리어를 갖춘 준오헤어를 오픈하게 하는 것이지요.

(강윤선 대표는 모든 디자이너들의 평균 커트 값이 100불이 되기를 소망한다. 기술과 마인드가 충족돼 이 정도까지 몸값이 올랐을 때 디자이너로서 당당해질 수 있다는 논리다. 준오헤어의 경우 1년에 10개에서 12개의 숍이 오픈하는데 그 모든 자리를 준오 직원들이 차지한다.)

 

이완근 준오 직원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강윤선 우리 준오 가족은 형식적인 고객 응대보다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일대일 마케팅을 합니다. 고객을 진심으로 대하니 이는 고객 감동으로 이어지고 결국은 매출 상승으로 귀결되지요.

(준오헤어의 고객 응대는 남다르다. 예를 들면, 비 올 때 고객들이 헤어를 마치고 나갈 때면 우산을 받쳐주는데 제가 만든 머리가 젖으면 안 되니까 조심해서 가세요.’라며 우산을 받쳐준다든지 차 한 잔을 주더라도 요즘 감기가 유행하니 따뜻한 생강차 준비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 등이다.)

 

이완근 큰 조직을 이끌다보면 머리 아플 때도 있을 텐데요?

강윤선 아카데미 반대편에서 헐레벌떡 들어가는 교육생들을 보면서 자극을 받지요. 그들의 공부에 대한 열의를 보면서 초심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공부하는 마음이야말로 얼마나 예쁘고 기특한가요. 그들에게 비전을 주어야 한다. 끝까지 해내겠다는 의지, 목표를 잊지 않게, 소망을 이어가게 하는 것이 리더의 사명이라고 봅니다.

 

이완근 우리나라 미용인들께도 한마디 해준다면.

강윤선 어떤 배우가 무대에서 쓰러져 죽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했지요. 우리 미용인들의 소망은 헤어디자이너로서 합당한 대우를 받으며 끝까지 미용을 하는 것일 것입니다. 의지를 가지고 노력한다면 선진화한 미용 문화가 하루 빨리 이루어질 것입니다. 또한 미용의 확장을 위해 연관된 분야를 공부해서 미용인의 가치를 스스로 높였으면 합니다. ‘성공은 재능이 아니라 노력이다는 말을 인식하고 품격 높은 미용 문화의 정착을 위해 서로 합심해 나갑시다.

 

강윤선 대표와의 길지 않은 인터뷰는 이렇게 끝났다. 오직 준오 가족만을 생각하고 준오 식구들의 당당함만을 생각할 것이라는 편견을 깬 시간이었다. 물론 강윤선 대표의 준오 직원들에 대한 자부심과 끈끈한 인간애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와 더불어 미용계의 외연 확장과 미용인의 위상 강화를 위해 노력하는 강 대표의 모습도 함께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음을 첨부한다.

 

 

*강윤선 대표와 준오헤어의 연혁*

 

1977년 보따리와 미용의길

1982년 준오헤어 오픈

 

1993년 집팔아 전직원 영국유학

1994년 준오 주니어쇼 "그들의 날"

1995년 독서경영

 

2005년 세계 10대 헤어브랜드 선정

 

2006Total Beauty Salon 청담 "Avenue JUNO" 오픈

 

20062006.4.11 헤럴드트리뷴 특집기사

 

2007년 세계 해어 디자인대회 대상 International Trend Vision Award in Barcelona

 

2011년 보건복지부 장관상 수상

 

2016년 준오헤어 121호점 오픈

 

<뷰티라이프> 2017년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