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캔버라의 꽃

불량아들 2017. 2. 20. 11:36

캔버라의 꽃

 

지금 창밖은

눈발 몇 송이 머뭇머뭇 내리고

저녁 까치 한 가족 귀가를 서두르고 있는데

겨울나무들은 잔가지 떨며 오돌오돌 서 있네

 

지금쯤이면 거기에도

석양이 물들 시간

도란도란 얘기하며 저녁을 먹을 시간

따스한 밥 한 끼

먹고 나 있는지?

 

애비는

겨울나무에 쌓이는 몇 송이 눈

잔 바람소리

국물에서 피어오르는 하얀 김에

안경알만 닦네

안경만 닦고 있는데

 

안경 속에

고기국물 속에

캔버라의 딸

있네

선명하게 보이네

 

<뷰티라이프> 2016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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