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라의 꽃
지금 창밖은
눈발 몇 송이 머뭇머뭇 내리고
저녁 까치 한 가족 귀가를 서두르고 있는데
겨울나무들은 잔가지 떨며 오돌오돌 서 있네
지금쯤이면 거기에도
석양이 물들 시간
도란도란 얘기하며 저녁을 먹을 시간
따스한 밥 한 끼
먹고 나 있는지?
애비는
겨울나무에 쌓이는 몇 송이 눈
잔 바람소리
국물에서 피어오르는 하얀 김에
안경알만 닦네
안경만 닦고 있는데
안경 속에
고기국물 속에
캔버라의 딸
있네
선명하게 보이네
<뷰티라이프> 2016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