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고 강의 노트

인천 계양고 강의 노트

 

강의 내용: 시가 어떻게 발현되는지 강의자의 창작행위를 통해서 알아보며 시의 효용성에 대해 이야기한다.(각 반 50분)

 

발표자: 이완근(시인)

약력:전북 완주 비봉 출생,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2012년 <문학광장> 신인상으로 등단. 2014년 첫시집 <불량아들> 발간, 2018년 에세이집 <헤어아티스트> 발간, 2018년 <천상병귀천문학상> 수상, 현재 <한겨레문인연합> 시분과 회장, 현재 월간 <뷰티라이프>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강의: 시는 어떻게 발현되며, 어떤 효용성을 가지고 있나?

여러분은 지금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이럴 때 우리의 감성을 아주 짧지만 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시에 대해서 짧은 시간이지만 함께 생각해본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시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질문)

 

시의 정의: 인류가 전해준 가장 큰 선물, 詩=言+寺(스님들의 묵언 수행처럼 절제와 이미지를 통하여 마음속 정서를 표현하는 예술)

공자: 논어 위정 시삼백 사무사(詩三百 思無邪),

기호 다음으로 효용성이 가장 큰 예술

 

시는 서정시와 비서정시,

시인은 주사파와 비주사파,

성공 인생은 경험을 최대화해서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 시인은 1.5배의 삶을 사는 것과 같다. 그만큼 시의 가치는 높다-소설가의 예

작품이 보물이라면 비평가는 보물지도를 만드는 사람

 

시는 누구나 쓸 수 있다.

강의자의 성장 과정 짧게 소개(시골 출신, 실업계 고등학교 졸업, 국문과 입학)

어릴 적 회상: 짧게 소개

시 꿈의 창작 과정 소개(한 학생 지목 읽게 할 것): 대학 시절의 자취방, 회상

 

꿈(시집 18쪽) 언제나 저녁 비둘기는 대밭을 날아올라 태양이 저물어가는 서쪽 산꼭대기로 향했다저녁노을이 빠알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하면동네 아이들은 소를 몰고 산으로 향했다날파리조차 쫓기 싫은 배부른 소는 느릿느릿 걸음을 옮기고꼬마들은 돌멩이를 강가 저 멀리까지 날렸다버들강아지로 휘파람을 불어제끼기도 했다해가 기울어 소를 앞세우고 집에 돌아오면아버지는 뒤꼍에서 장작을 패고 계셨고어머니는 저녁 감자를 가마솥에 삶고 계셨다멍석 깔린 앞마당엔 저녁상이 놓였고외양간의 소는 큰 눈만 껌벅이고 있는데한 대 얻어맞은 바둑이는 모깃불 옆에서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꼬리만 흔들고 있었다저녁을 마치면 밤하늘의 별을 보며 할머니의 옛날이야기를 듣다가하나 둘씩 잠이 들었다잠이 들어서도 아이들은 할머니 꿈을 꿨다그리고 어른이 된 오늘도 꿈을 꾼다. 아련하게 또렷하게

 

대학 입학 일화 소개(교생실습)

착한 시청자 시의 확장 과정(개인적 소회에서 시작, 사회에 관심을 가져야 함)

현재 시단의 풍속 간단하게 이야기함(이윤학, 함민복, 류근, 정병근, 심종록, 이정록, 이재무, 백인덕, 유종인, 등등)

 

착한 시청자(시집65쪽) 노태우 시절

 

점심을 먹습니다저녁을 먹습니다술을 먹습니다나는 아침은 먹지 않습니다9시 뉴스를 보니점심과 저녁과 술 말고도또 다른 것을 먹은 사람들의 얼굴이 보입니다저들은먹지 말아야 할 것을 먹었다고 9시 뉴스는 말합니다밥과 술 말고도또 다른 먹을 것이 대통령 주변에는 있는 모양입니다전직 대통령의 누구라고 9시 뉴스는 알려줍니다5년 전에도 들었던 얘기를 계속합니다착한 시청자인 우리는 듣고 또 듣습니다5년 후에도 저 뉴스는 계속될까요?

 

 

변소 앞에서(시집98쪽) 일본의 통상 압력이 높았을 때 쓴 시

 

묵었으면 묵은 만큼

내놓아야지, 아암

 

묵고도 내놓지 않으면

언젠간 터지지

아암

 

느그 집엔 밴소도 읎나?

 

구린내가 솔솔 풍기는

변소 앞에서

살아 생전 할머니

되살아나신다

 

먹었으면 먹은 만큼

내놓아야지, 아암

 

시의 효용성

시 몇 편을 외워라(지금이 적기, 메모, 노래 대신)

미용계 얘기(행사시, 또는 신년회시, 자작시, 품격을 높임)

현재 시 한편과 에피소드 반응 좋다.

 

학생시

 

할머니(1반)

 

평소 귀찮아서 무시했던

할머니의 전화 한 통

 

이제는 기다려도 오지 않는

할머니의 전화 한 통

 

그리운 온기와 귀찮음이 묻어있는

연락처 속의 할머니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잘 표현함)

 

콜라(2반)

 

시커먼 거리를 지나

새하얀 편의점에서 콜라를 마신다

 

축축한 도로를 지나

건조한 편의점에서 콜라를 마신다

 

시끄러운 사람을 피해

얌전한 편의점에서 콜라를 마신다

 

따가운 바람을 피해

아늑한 편의점에서 콜라를 마신다

 

달콤한 콜라 한 모금에

가슴속의 응어리를 잠시나마 잊어본다

(비교를 통한 리듬감)

 

“이” 여자(3반)

 

내가 바라는 그 여자가 있다

눈이 마주친 순간 내 마음을 훔쳐간

그 여자가......

 

내가 바라보기밖에 못하는 그 여자가 있다

그 여자에게 연락을 할 수조차 없다

 

내 맘을 몰라주는 그 여자가 있다

몇 년째 좋아해도 그 여자는 몰라준다

 

그 여자는 내 얼굴을 모른다

그 여자는 내 연락처도 모른다

그 여자는 날 볼 수도 없다

그 여자는 날 기억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나는 “이” 여자를 언제나 바라본다

(시대상 대비, 한용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