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저것

<갈무리문학회> 추천시

불량아들 2019. 7. 9. 10:29

<갈무리문학회> 사찰 여행 시편 중 추천시

  

갈무리문학회를 처음 알게 된 것은 2016년 후반 <시인동네>에서 나온 <여수, 섬에 물들다>란 동인시집을 읽고서였습니다. 여수 근교의 섬을 견학한 후 동인 열 분이 쓴 시 78편을 간추려 만든 이 시집을 읽고 난 다음의 첫 번째 소회는 시를 쓰는 사람으로서 무척 부럽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필자가 속한 어느 문학단체도 매주 주제를 정해서 시를 쓰고 주 장원, 월 장원, 연말대상을 수상하는 제도가 있긴 합니다만 이렇게 여행을 다녀온 후 각자의 시에 녹여내어 공유한다면 그 감흥과 시적 효과는 훨씬 크기 때문입니다. 그때의 부러움이 다시금 살아납니다.

 

글이 옆으로 많이 샜습니다만 이번에 갈무리문학회 동인들이 사찰을 방문하고 각자의 시를 썼습니다. 무기명으로 올라온 8편의 시 중에서 한 편을 추천해달라는 말을 듣고 난감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읽어보니 역시 갈무리문학회 동인들의 필력이 대단함을 넘어 각자의 영역을 튼실하게 구축하고 있음에 놀랍니다.

 

한 편만 추천해달라는 당부에 통도사를 뽑습니다만 이는 필자의 개인적인 취향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통도사는 16행의 짧은시(?)에도 불구하고 통도사의 내, 외적 모습을 잘 아우르고 있습니다.

 

사찰을 짓고 그곳에서 수행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부처님 뜻을 전하고 그 뜻에 따라 살게 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이 시는 아우라 비범하게 길 잃은 중생 포근히 안사방의 문을 열어 외인을 들이고” “연꽃 피꽃향내 진동하게 하고 염불소리/ 전국 방방곡곡으로 가” “단아하게 앉아 있는 통도사의 의미를 찰지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통도사를 다녀온 지 오래된 필자에게 마치 통도사를 안내하는 길라잡이 노릇도 톡톡히 하고 있네요.

 

잘 익은 여행 시는 어떤 여행가이드 책자보다 낫다는 말을 다시금 새겨보게 하는 갈무리문학회의 이번 사찰 여행 편이었으며, 사찰에 대한 인식의 폭을 한결 깊게, 넓게 하는 계기가 되었음을 밝힙니다.


이완근(시인)


'이것 저것'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량아들, 헤어디자이너 책 사진  (0) 2020.01.06
인천 계양고 강의 노트  (0) 2019.07.30
차용국 시집 표4 발문  (0) 2019.07.09
<시인수첩> 기을호 신작시  (0) 2019.07.09
결혼식 축시  (0) 2018.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