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저것

<시인수첩> 기을호 신작시

불량아들 2019. 7. 9. 10:21

<시인수첩> 2019년 가을호 이상한 시합신작시

 

야구하자

 

야구를 좋아하고 수영을 즐겨하는 아이가 있었다

그의 손엔 항상 야구공이 들려 있었고

여름이면 바다에 나가 놀았다

그러나 그 아이의 꿈은 영화배우였다

 

야구를 좋아했고 바다를 사랑했던 그 아이는

바람이 많이 불던 여름날, 깊은 파도를 타고 하늘나라로 갔다

전날 밤, 애비는 야구공을 든 아이가 바싹 얼어있는 꿈을 꾸었다

어미는 큰 파도가 바다를 덮치는 꿈을 꾸었다

애비는 야구가 싫어졌고 어미는 물이 무서워졌다

지독한 나날이었다

세상은 비바람이었고 삶은 야위어갔다

어미와 아비가 정신을 차릴 때까지는 몇 년이 흘렀는지 모른다

아비가 야구를 다시 시작했을 때 그의 몸은 늙었고

어미가 물을 찾았을 때는 몸매를 잃은 뒤였다

 

그들은 그러나 그런 것에 개의치 않았다

아비는 늙은 몸을 이끌고 야구장으로 가고

어미는 고혈압을 이기려 수영장으로 갔다

 

그 나라에서도 야구하니?

아니 이제 함께 야구하자

 

 

<시인수첩> 2019년 가을호 이상한 시합원고 프로필

**성명:이완근

**주소:서울시 성북구 동소문로1599(한신휴아파트) 121301

**전화번호:010-3735-0298

**약력:전북 완주 출생, 한양대학교 국문과 졸업, 2012<문학광장> 신인상으로 등단. 2014년 첫시집 <불량아들> 발간, 2018년 에세이집 <헤어아티스트> 발간, 2018<천상병귀천문학상> 수상, 현재 월간 <뷰티라이프>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수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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