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쉰 몇

불량아들 2019. 8. 26. 12:01

쉰 몇

 

쉰 몇을 지나면서 알겠네

오월의 보리는 왜 이리 새파란지

수박 속은 왜 새빨갛게 익었는지

황금들녘의 벼 익어가는 소리 보이네

저녁노을이 빚는 색깔 들리네

 

쉰 몇이 되니 알겠네

신작로의 자갈은 왜 자동차 바퀴에 튕겨나가는지

파도는 왜 성을 내는지

너는 왜 나에게 보이지 않았는지

 

밤사이 많은 바람이 다녀갔고

머리는 새하얗게 변하였으며

너의 잘못이 내 잘못이었음을

쉰 몇이 되니 알겠네

 

오늘도 바람은 일고

너와 내가 어떻게 하나가 되어야 하는지

알 듯도

모를 듯도 하네

 

쉰 몇은 끝이 아니네

 

<뷰티라이프> 201810월호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타임  (0) 2019.08.26
고추잠자리  (0) 2019.08.26
창조자  (0) 2019.08.26
콩을 까다  (0) 2019.08.26
한낮  (0) 2018.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