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생각을 멈추다

불량아들 2024. 1. 4. 16:06

생각을 멈추다

 

단 삼 일만의 생

 

느껴야 할 시간도

버려야 할 욕심도 없이

모두

사라져버렸다

가을바람에

혼령은 자유롭던가

아가아가

뻐꾹새만 목 세워 운다

 

지나온 세월이 유수 같구나

 

모레면 한 세기

세월을 잡을 올가미는 없는가?

마른 눈물만 땀으로 흐르는데

먹구름 속에도

푸르름은 보이는 듯

노랑 꾀꼬리

까불어 쌓는다

 

삶과 죽음이

시공을 넘나드는

생각을 멈춘

여기 이곳

 

<뷰티라이프> 2021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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