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밤송이

불량아들 2024. 1. 4. 16:04

밤송이

 

살뜰히 품었던

단단한 속내,

제 몸 같았던 자식까지

다 내준 사람은 알지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말

몸으로 거역하며

추상같은 가시를 만들고

 

흔드는 가을바람에

온몸 부서져 내릴망정

꼿꼿한 가시

다시 곧추세우고

 

두 눈 부릅뜬

밤송이를

다시 또 본다

 

<뷰티라이프> 2021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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