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밤송이
살뜰히 품었던
단단한 속내,
제 몸 같았던 자식까지
다 내준 사람은 알지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말
몸으로 거역하며
추상같은 가시를 만들고
흔드는 가을바람에
온몸 부서져 내릴망정
꼿꼿한 가시
다시 곧추세우고
두 눈 부릅뜬
밤송이를
다시 또 본다
<뷰티라이프> 2021년 10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