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2월에
봄은 그냥 오지 않습니다
혹독한 겨울을 지나
2월의 언저리를 더디게 넘어야만
봄은 오지요
누구도 보고 싶지 않았다
누구도 그리워하지 않았다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떠났던 고향을 다시 찾아오는
방랑객처럼
머뭇머뭇 잦아드는 봄의 자취
2월에,
할머니는
대청머루에 앉아
졸고 있었다
199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