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放心 -손택수-

불량아들 2006. 8. 21. 09:36

          放心

 

한낮 대청마루에 누워 앞뒤 문을 열어 놓고 있다가, 앞뒤

문으로 나락드락 불어오는 바람에 겨드랑 땀을 식히고 있다가,

 

스윽, 제비 한 마리가,

집을 관통했다

 

그 하얀 아랫배,

내 낯바닥에

닿을 듯 말 듯,

한순간에,

스쳐지나가버렸다

 

집이 잠시 어안이 벙벙

그야말로 무방비로

앞뒤로 뻥

뚫려버린 순간,

 

제비 아랫배처럼 하얗고 서늘한 바람이 사립문을 빠져나가는 게 보였다 내

몸의 숨구멍이란 숨구멍을 모두 확 열어젖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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