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황홀한 책 읽기

불량아들 2006. 12. 4. 10:24

금요일 저녁부터 월요일 새벽까지

꼬박 만 이틀 반 동안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고

동면한다.

 

무슨 일이 있어서가 아니다.

갑자기 우리 먼 조상들의 삶이 궁금했다. 하여,

인류, 또는 우리 선조들의 삶을 담은 책들을 서재에서 골라 이불을 뒤집어 썼다.

도구를 사용하기 시작하여 촌락을 이루기까지 눈 앞에 그리며 상상하다 보니

유년 시절이 오롯이 떠오른다.

불현듯 이웃들의 정이 그리워진다.

쟁기 가는 소리며 삽소리, 만장소리, 다듬이 소리 들린다.

싱싱한 활소리 들린다.

 

당장 달려나가 그들과 어울려 곱사춤이라도 추고 싶다.

그들과 어울려 뺨이라도 부비고 싶다.

아아, 나 혼자만의 공간이 아닌,

떼지어 떼밀리며 그들과 함께 하고 싶다.

주먹밥에 홑바지 하나더라도...,

 

하는 황홀한 생각이 만 이틀 반 동안 내 뇌리를 지배하고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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