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스크랩] 비님이 오시네

불량아들 2006. 3. 6. 14:11
추적 추적 비가 옵니다.

오는 비는
그리운 사람을 더 그립게 하고
급기야
안타까운 마음을 더 안타깝게 합니다.

오는 비는 세상을 더 맑게 살찌우는 일말고도
이렇게 우리 마음을 헤집어놓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이런 날 박성룡 시인의 <비오는 날>이란 시를 감상하는 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비오는 날

누군가 먼곳에서
흐느껴 울고 있다.
처음엔 누군가가
혼자서 조용히 흐느끼기 시작하더니
차차 많은 이웃을 거느려
울음들을 터뜨렸다.
어떤 부류의 사람들인지도 모르겠으나
큰 집단들이 여기저기서
흐느껴 울며
몰려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외로워서 우는 사람들이었다.
누군가가 먼곳에서
흐느껴 울고 있다.
처음엔 누군가가
조용히 혼자서 흐느끼기 시작하더니
끝내는 하늘과 땅 그 모두가
목을 놓아 울음을 터뜨리고 마는 것이었다.


비오는 풍경을 이렇게도 아름답게 그려놓은 시인은
어떤 가슴을 가지고 있을까요!!!

지금도 오는 비를 보며 우울한 감상에,
쿵쾅거리는 그리움에 떨고 있을 많은 사람들에게
이 시를 드립니다.
출처 : 뷰티라이프사랑모임
글쓴이 : 아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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