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라이프 칼럼

숭례문 화재가 주는 아픔

불량아들 2008. 2. 19. 09:38

숭례문 화재가 주는 아픔

 

잿더미로 변한 숭례문이 국민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무자년은 무자게 무자게 행복하게 살자며 허리끈을 졸라매던 시민들은

지난 2월 10일 숭례문이 불에 타는 광경을 지켜보며 분노와 허탈감을 금치 못했습니다.

어떻게 대한민국 국보 1호가 수 십 대의 소방차가 지켜보는 가운데에서

속절없이 무너져 내릴 수 있었는지 지금도 그때만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합니다.

 

숭례문(崇禮門)은 조선시대 서울을 둘러쌌던 성곽의 정문으로

태조 5년인 1396년에 창건하여 1448년 세종 30년에 개축,

600년 이상 우리의 자랑거리로 여겨져 왔습니다.

서울의 4대문 및 보신각은 오행사상을 바탕으로 이름 지어졌는데,

인(仁)은 동쪽을, 의(義)는 서, 례(禮)는 남, 지(知)는 북을

그리고 신(信)은 중앙의 5덕(五德)을 표현한다고 합니다.

숭례문이라는 현판은 양녕대군이 관악산의 화기를 막기 위해서

세로 현판이 아닌, 가로로 글을 썼다고 합니다.

예로부터 관악산은 그 기운이 세서 궁궐에서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고로

경복궁 앞에 화재를 다스린다는 해태상을 세워 관악산을 마주보게 했으며

그 사이의 숭례문 현판을 가로로 세워 관악산의 화기를 누그러뜨렸다고 전합니다.

불타기 전의 숭례문은 지난 1962년 12월 20일에 국보 1호로 지정되었으며

2006년 3월 3일을 기하여 일반인에게 공개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것이야 백 번 찬성한다고 하지만

그만큼 관리를 철저하게 했어야 하는 것은 삼척동자라도 다 알만한 사항입니다.

그런데도 지금 누구 사죄하는 사람 하나 없으니 답답하기 그지없습니다.

더구나 화재 후 숭례문 기왓장을 인터넷에서 거래하려는 사람까지 있었다니 어처구니없는 일입니다.

하물며 제사상까지 차려놓고 부의금까지 챙기려 했다는 이도 있었으니

하늘 보기가 부끄럽기까지 합니다.

우리 민족이 어떻게 해서 이렇게까지 되었는지 한심하기 그지없습니다.

 

숭례문을 복원하는 데는 대략 200억 원 정도가 든다고 합니다.

이명박 당선인이 국민 성금으로 숭례문을 복원하자는 제안을 했다가

빗발 같은 여론의 역풍을 맞은 후 유야무야되더니

이제는 복원 비용 조달 방식을 둘러싸고 의견들이 분분합니다.

법률적으로는 복원비 책임의 우선 대상자는 방화 용의자 채 모씨라고 합니다.

그러나 조사 결과 그는 이를 부담할 만큼의 능력이 없다고 합니다.

따라서 정부나 해당 자치단체의 예산 투입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어찌됐건 숭례문의 복원 사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져

국민들의 멍든 가슴을 하루라도 빨리 치유했으면 합니다.

지금 국민 모두의 염원은 완벽한 복원 사업입니다.

다행히 숭례문의 축소 모형이 보존되고 있다니 천만다행한 일이 아니라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사후약방문격으로 일이 발생하고 나서야

소란만 떠는 행정이 이제는 그만 지양됐으면 합니다.

지금 울음을 삼키고 있는 선량한 백성들이 많고 많다는 것을

나랏일 하는 사람들은 꼭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간절하게 부탁하고 싶습니다.

이번 숭례문 화재가 우리에게 무엇이 중요하고 소중한지

알게 해주는 특효약으로 처방되기를 기대합니다.

 

 

망각의 서

 

너는

나를 버리고

나는

너를 버리지 못한다

 

우리가 버리지 못하는 것이

어찌 형상뿐이랴

 

마침내

나는

너를 버리고

너는

나를 버리지 못하는

 

이, 시린

저녁

 

<뷰티라이프> 2008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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