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하, 시방...

불량아들 2008. 4. 18. 12:01

예의없는 것들..

 

하나,

숨 넘어가게 전화가 왔다.

꼭 할말이 있다며 점심 시간 좀 비워달란다.

다른 약속이 있었지만 맘 좋은 나, 후딱 오라고 했다.

몸 담고 있는 직장에 본의 아니게 민폐를 끼쳐 압력에 의해 사표를 냈단다.

그러면서 회장 이하 직장 동료들 비난만 퍼부어댄다. 지만 잘났다.

결론은 내가 그 직장 회장과 친분이 돈독하니 사표 좀 반려해주라고 설득해달란다.

험담만 할 때는 언제고 충성을 맹세한단다.

예의없는 것.

지 행실 반성이나 확실하게 하지 않고...

커피값도 내지 않고 나간다.

하, 시방 쟤가 날 물로 봤나?

 

둘,

하, 바쁠 땐 시도 때도 없이 바쁘다.

밀린 일은 백두산보다도 높겄다.

미용 사업한다고 조언을 구한다며 박카스 한 박스 사들고 사무실로 무조건 찾아온 일면식 있는 사람.

촌음이 아까운 두세 시간 놓아주지를 않는다.

맘 좋은 나, 짜증낼 수도 없고...

담에 막걸리 묵자는 공수표만 날리고 간다.

하, 시방 담부턴 변호사들처럼 상담료를 표구해서 걸어 놓든지 해야지.

 

셋,

결혼 시즌,

여기 저기서 전화다.

바쁜 일이 있어서 참석 못하니 축의금 좀 대신 내달란다.

맘 좋은 나, 바쁘면 그럴 수 있다며 흔쾌히 대신 내준다.

일주일이 지나도 계좌번호 불러달라는 사람은 딱 하나.

나머지 놈들은 뭐여?

야들이 내를 물로 보나?

 

넷,

술 같이 묵잖다.

맘 좋은 나, 술 자리 동석한다.

미주알 고주알 부부 잠자리 불편까지 하소연이다.

밤은 깊어가고 나, 시방 몸살기 있는데...

햐, 야 잠자리까지 걱정해주어야 하나.

야가 내를 변강쇠로 아나?

 

다섯,

봄 꽃 구경 한 번 제대로 못 했다.

여의도 밤 벚꽃놀이,

남산 꽃 축제,

공수표만 남발이다.

그래도 세월은 간다. 봄날 간다.

햐, 봄이 나와 이혼하고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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