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라이프 칼럼

그대의 따뜻한 말 한마디

불량아들 2009. 1. 29. 10:22

                     그대의 따뜻한 말 한마디

 

새해 들어 정부를 비롯, 각 단체, 회사의 시무식이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시무식의 사전적 의미는 ‘업무 또는 사무를 시작하기 위해 거행하는 예식’입니다.

즉, 새로운 한 해의 시작을 알리며 새로운 마음과 뜻을 합쳐 열심히 일해 나가자는 의미가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시무식 대신 단배식으로 대신하는 데 단배식은 ‘단체로 인사를 올린다’는 뜻입니다.

일본어의 냄새가 폴폴 나는데 정치권에서 이 말을 계속 쓰는 이유를 기자는 모르겠습니다.

어찌됐든 미용계에서도 신년 하례식, 시무식이 새해 들어 많이 치러졌습니다.

시무식에서의 단골 메뉴인 ‘위하여’라는 말처럼

새해 기축년엔 ‘기차게 축하하는 일’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살다 보면 향기 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말과 언행에서 그 사람 특유의 향기를 맛볼 수 있습니다.

그런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 하루가 행복합니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에서는 별빛이 보입니다.

부드러운 몸짓에서는 보름달 달빛 아래 부서지는 복사꽃의 향내가 납니다.

마음 씀씀이가 겨울 한낮 시골 토방을 비추는 양광의 따스함이 깃들어 있습니다.

당신에게서는 어떤 향기가 나나요?

 

향기와 함께 아름다운 소리는 우리를 감동케 합니다.

긴 겨울밤, 내리는 눈을 이기지 못하고 앞산, 뒷산의 소나무는 가지를 ‘툭’, ‘툭’ 부러뜨렸었습니다.

그 소리를 들으며 시골 아이들은 영글어 갔습니다.

봄의, 보리밭 위를 맴돌며 종알대던 종다리 소리,

여름날 비 오는 개울에서의 아이들 멱 감는 소리,

가을 바람에 신작로가의 낙엽이 흩날리며 내는 소리,

‘쩌엉쩡’ 언 강이 따스한 햇살을 이기지 못하고 흰 튼살을 가르며 내는 소리...

 

아버지 논을 갈 때, ‘이랴, 이랴’ 소 모는 소리는 한 편의 노래였지요.

굴뚝마다 저녁 연기 모락모락 피어오르며 고샅길에서 동무들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고 있을 때,

밥 먹으라고 부르시던 할머니의 목소리는 지금도 생생합니다.

 

향기와 함께 특유의 소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우리는 좋아합니다.

테레사 수녀가 그렇고 신사임당이 그렇고 가까이는 배우 문근영이 그렇습니다.

미용인에게도 예외는 아니어서 보육원 어린이들을 데려다

미용 기술을 남몰래 가르치는 어느 원장의 선행도 그렇습니다.

아, 북에서 귀순한 동포들에게 직업 교육을 무료로 시키는 원장도 있었군요.

어려울수록 따뜻한 이웃의 목소리는 우리에게 무엇보다 큰 힘이 됩니다.

 

올 한 해, 시무식에서의 힘찬 구호마냥 우리 미용계 누구에게나

기쁨과 희망이 가득한 한 해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려면 가까운 당신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가장 중요합니다.

서로의 정이 필요한 이때, 등 다독이며 함께 걸어가시지 않으시렵니까?

 

                  이완근(편집국장)alps0202@hanmail.net

 

희한하다

 

술을,

술을

먹는데

 

술잔 속에

술은 보이지 않고

술잔 속에

떠도는 그대,

떠도는 그대 모습

 

탁 털어 마시면

그대

내 맘속에 고여 있을 것 같아

털어 넣고

털어 넣는

 

새하얀 술

 

<뷰티라이프>2009년 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