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바늘귀

불량아들 2010. 4. 28. 13:26

바늘귀

 

가슴에 구멍을 모으며 모으며 살았네

괴로움을 이유로

슬픔을 이유로

그리움조차도

 

오늘도 가슴 한 구석 구멍 하나 만들고

그물을 만들어도 되겠네 내 마음

 

취한 채 잠이 들었네

시골 어머니 이불을 꿰매고 계시네

그런데

한 땀 한 땀 꼿꼿한 바늘

벼락으로 단련했을 추상같은 저 바늘

달랑 구멍 하나 만들어 놓은

저 꼿꼿한 정신

 

꿈속의, 어머니의 바늘이

내 마음을 콕, 콕, 찌르네

불호령하네

 

<뷰티라이프 201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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