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지어 흔들리는 것은 아름답다
흔들리며 무리지어 있는 것들은 얼마나 아름답던가
하늘공원 억새밭의 억새 무리가 그렇고
아파트 담장을 떼 지어 피어 있는 장미는 또 어떻던가
손잡고 흐르는 개울물 소리는 그 어떤 선율보다도 맑고
여름 바람에 반짝이며 흔들리는 포플러 잎들은 가을 하늘보다도 푸르네
무리지어 흔들리는 이들은 얼마나 고귀하던가
휘파람 불며 어깨동무하고 놀던 어릴 적 친구들이 그렇고
음지쪽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햇빛을 나누는 이웃들이 그렇고
그대의 아픔에 무리지어 목놓아 우는 우리들의 손길은 또 어떻던가
그대여 사랑하는 그대여
우리 같이 무리지어 흔들리며 살자
<뷰티라이프> 2014년 12월호